▲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중숙련 고용비중. <한국은행> |
한국의 경제활동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과 남성 핵심 노동연령층의 감소로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용민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과 권기백 조사역, 이나영 조사역이 4일 발표한 ‘경제활동 참가율 변화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적 요인으로는 최근 낮아지고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남성 핵심 노동연령층(30~54세)의 경제활동 감소가 꼽혔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생산연령인구(15~64세)와 더불어 노동 공급에 가장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2017년부터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 노동 공급 여력의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에서는 한국에서 생산연령인구 감소 전환과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확대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경제활동 참가율이 오른 것은 인구구조 변화(고령화)가 불러온 참가율 하락효과(-1.0%포인트)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 효과(2.3%포인트)가 더 컸기 때문이다.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최근에는 출산연령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력단절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연령대에서도 여성의 경제활동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노동연령층(30~54세) 남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 저하 또한 강력한 복병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체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0.02%포인트 떨어졌으나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참가율은 0.4%포인트의 하락폭을 보였다.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감소는 크게 일자리 양극화와 기술 진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구조가 변화해 고숙련 및 저숙련 노동의 수요가 늘어난 반면 중숙련 노동의 수요는 줄어 중숙련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것이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기술의 진보가 정형화된 노동을 대체하며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박용민 과장은 “OECD 국가와 비교해 심각한 한국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혁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신산업 분야 관련 직업훈련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