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시장의 경쟁 강도가 충분하지 않아 신규 진입을 통한 경쟁 촉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가 3일 발표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 시장의 경쟁은 상위 은행에 집중돼 있어 소형·전문화된 은행의 신규 진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금융위원회가 3일 발표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 시장의 경쟁은 상위 은행에 집중돼 있어 소형·전문화된 은행의 신규진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번 평가는 5월에 발표된 ‘금융업 진입 규제 개편방안’의 후속연구로 이뤄졌다. 각 기관의 추천을 거친 외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주축이 돼 9월부터 11월까지 3차례 회의를 거치며 국내 은행업의 경쟁도를 평가했다.
시장 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수인 'HHI지수(허핀달-허쉬만 지수)'를 이용한 결과 한국 은행시장의 경쟁상태는 ‘집중되지 않은 시장’과 ‘다소 집중된 시장’의 경계선 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은행시장의 HHI지수는 1233~1357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은행시장은 ‘다소 집중된 시장’으로 판단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HHI지수 1200 이하를 ‘집중되지 않은 시장’, 1200 이상 2500 미만을 ‘다소 집중된 시장’, 2500 이상을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본다.
반면 미국 법무부 기준에 따르면 한국 은행시장의 경쟁상태는 ‘집중되지 않은 시장’이다. 미국 법무부는 HHI지수 1500 미만은 ‘집중되지 않은 시장’, 1500 이상 2500 이하는 ‘다소 집중된 시장’, 2500 초과는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판단한다.
부수적으로 시장구조, 경영 효율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은행업 경쟁은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은행시장은 상위 6개 은행의 규모가 하위 은행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면서 안정되고 있어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동인이 부족하다고 분석됐다.
상위 6개 은행의 이익경비율(CIR)도 악화되고 있어 은행업의 효율경영을 위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이익경비율은 비용효율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판매관리비를 총이익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는 은행업의 경쟁도를 높이기 위해 신규 진입의 허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 진입의 구체적 방법으로는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보다는 혁신을 선도하고 기존 은행체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전문화된 소형 은행의 신규인가가 적절하다고 분석됐다.
단기적으로는 현행법상으로도 신규 진입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업 인가 단위의 세분화가 정책개선의 방향으로 제시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사결과를 반영해 올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