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기준금리 연 1.75% 시대를 맞이해 예금시장에서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은행권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낮아질 경우 실질적으로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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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겸 OK저축은행 대표이사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연 1%대로 낮추는 데 맞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각하며 공격적 영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연 2.0%대였던 예금과 적금 평균금리를 이번주부터 줄줄이 내린다.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 13일 주력 정기적금상품 2개의 금리를 연 2%대에서 1%대 후반으로 내렸다.
저축은행들은 16일 기준으로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2.44%를 기록하고 있다. 1년 만기 적금상품의 경우 평균금리가 3.19%까지 높아진다.
OK저축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적금상품 금리가 연 3.80%에 이른다. 총자산 기준으로 국내 1위인 SBI저축은행과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NH저축은행도 연 3.70% 금리의 1년 만기 적금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채권전문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논의로 지난해 은행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가계자금이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으로 대거 이동했다”며 “이번에 기준금리가 1%대까지 내려가면서 다시 자금이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지난해 3분기에 시중은행의 1년 이상 장기저축예금 규모가 2014년 7월 기준 432조6340억 원에서 지난 1월 421조6930억 원까지 줄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은 반대로 장기저축예금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이 이 경우 수익감소를 줄이려 예금금리도 함께 낮추면서 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는 강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연 20%대에 이르는 높은 대출금리 때문에 비판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25개 가운데 20개가 지난해 말 연 24.3%에서 34.5%의 대출금리를 적용했다. 다른 5개 회사도 대출금리가 10%대 중반 이상이었다.
저축은행은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전의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고객에게 1년 단위 이상으로 대출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갔다 해도 대출금리를 조만간 낮추는 것이 힘들다는 입장을 보인다.
저축은행은 중장기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처럼 예금금리를 낮춰 예대마진 감소폭을 줄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 예대마진은 금융기관이 받은 대출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부분으로 실질적 수입에 해당한다.
현대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지 하루 만인 지난 13일 1년 만기 적금금리를 기존 3.40%에서 2.50%로 대폭 낮췄다. 친애저축은행도 이른 시일 안에 예금금리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사업에서 금리인하나 부실채권 발생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예금만 늘어나면 오히려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며 “리스크관리에 들어가면서 장기적으로 예금금리를 낮추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