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철도공사 남북철도 연결로 내년 큰 꿈 꾼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오른쪽)이 30일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을 태운 박준만, 김재균 기관사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2018년을 누구보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오 사장은 철도 해고 노동자 복직,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 철도노조와 임금협상 타결, 남북 철도 연결 등 굵직한 문제들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오 사장에게 2018년은 더 바쁜 2019년을 준비하는 한 해였을 수 있다.

오 사장은 2019년 남북 철도 연결을 비롯해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과 통합, 노동이사제 도입 등 더 큰 현안들을 안고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2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오 사장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 사장은 11월30일 도라산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박준만, 김재균 기관사의 출발을 알리는 신고를 받고 “102호 열차 발차”를 외치며 남북 철도 공동조사의 출발을 알렸다.

남한과 북한은 11월30일부터 17일까지 북한 철도를 따라 약 2600km를 이동하며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측 구간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한다.

철도공사는 이번 공동조사뿐 아니라 남북 철도 연결의 실무를 맡아 책임진다.

오 사장은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해 경제 사령탑으로 꼽히는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오 사장은 당시 “철도공사 사장이 기차를 타고 와야 하는데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철도가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철도 연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오 사장은 취임식 때부터 남북 철도 연결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에서야 유엔의 대북 제재 면제 승인에 따라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남북 철도 연결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셈이다.

2019년 오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남북 철도 연결뿐이 아니다. SR과 통합, 노동이사제 도입 등 굵직한 현안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남북 철도 연결은 남한과 북한, 북한과 미국이라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진행되는 사업이고 SR과 통합은 기존의 분할 논리를 몇 년 만에 뒤집는 일인 만큼 수많은 반발을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이사제 도입 역시 아직까지 중앙 공기업에서 한 번도 도입된 사례가 없는 만큼 다른 공공기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공공기관 정책의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 사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3선을 지낸 국회의원 출신으로 2월 철도공사 사장에 올랐다.
 
오 사장은 취임 뒤 이틀 만에 철도 해고노동자 복직에 합의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7월 말에는 10년 넘게 이어진 KTX 해고 승무원 문제를 풀어냈고 11월에는 철도노조와 임금협상 합의안을 도출하며 파업을 막았다.
 
오영식, 철도공사 남북철도 연결로 내년 큰 꿈 꾼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최근에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사업까지 시작하며 2018년을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2019년 더욱 복잡한 문제들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오 사장 개인적으로도 2019년 철도공사에서 성과를 내는 일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오 사장은 2016년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사전 여론조사 결과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컷오프된 전력을 지니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020년 오 사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 사장이 2019년 남북 철도 연결, 노동이사제 도입, SR 통합 등에서 구체적 성과를 낸다면 어려운 갈등을 해결한 공기업 사장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쌓으면서 선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남북철도 연결과 노동이사제 도입, SR과 통합은 오 사장이 모두 취임식 때부터 언급했던 사안들”이라며 “상황에 맞춰 각 사업들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할 때 최고위원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하기도 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공기업 사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