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치열한 시장경쟁 때문에 수익성을 지키는 일이 절실한 상황에서 '유가 하락'이란 단비를 만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들이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치열한 경쟁에서 유가 하락 '단비' 봐

▲ (왼쪽부터)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노선과 기단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대구와 청주에서 대만 타이베이로 향하는 노선을 12월 새로 취항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제주항공이 12월 신규 취항하겠다고 밝힌 노선만 대구~베트남 나트랑, 대구~베트남 다낭, 무안~필리핀 세부, 무안~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제주~중국 홍콩, 인천~태국 치앙마이 등 6개다. 10월에 신규 취항한 노선들까지 포함하면 제주항공이 4분기에 신규 취항하거나 취항할 노선은 10개가 넘는다.

제주항공은 기단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 5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B737-MAX는 현재 제주항공이 운용하고 있는 B737-800보다 연비, 운항거리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항공기로 제주항공은 이번에 구매한 항공기를 2022년부터 차례로 건네받게 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제주항공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남은 기간 10개 노선을 신규 취항하겠다고 19일 밝혔다. 티웨이항공이 11월과 12월에 취항하는 노선은 일본 5개, 베트남 3개, 필리핀 2개 등이다.

티웨이항공은 B737-MAX항공기도 2019년에 4대를 건네받아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 개척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티웨이항공이 B737-MAX항공기를 건네받는 시점은 국내 상장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빠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공격적 사업 확대 전략은 경쟁 심화 국면에서 항공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외형 확대는 설비 투자비용,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으로 반드시 비용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타격을 받게 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확대 전략을 진행하는 데 따른 수익성 악화를 유가 하락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준 유류비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9.95%, 29.88%다. 국제유가는 19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한 달 전보다 20% 정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절약할 수 있는 유류비는 제주항공은 186억 원, 티웨이항공 108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진에어 역시 유가 하락의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처럼 외형을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는 만큼 진에어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은 진에어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특히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기인 B777 기종을 활용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에 유류비 절감효과가 다른 저비용항공사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3분기 기준 유류비가 진에어의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상장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은 2019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 유류비 개선은 1~2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12월 실적부터는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