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이랜드그룹의 SPA 브랜드인 스파오에 성장에 온힘을 쏟고 있다.
그는 평소 스파오를 중화권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강조한다.
박 부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스파오 매장 1만 개를 열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박 부회장이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를 비롯해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와 경쟁해야 한다.
◆ 중화권 집중공략 위해 한류 아이돌그룹 총집합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올해 중국 본토에 있는 스파오 매장을 3개에서 1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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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
이랜드는 최근 일본사업을 철수하면서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 ‘선택과 집중’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박 부회장은 한류문화를 이끄는 아이돌그룹을 스파오에 총집합해 스타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스파오는 중화권에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한류 아이돌그룹인 ‘엑소’와 여성 아이돌그룹인 ‘AOA’와 전속모델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스파오는 이들이 기존 모델인 또 다른 한류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와 함께 찍은 봄 화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엑소가 스파오라는 브랜드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AOA를 통해 스파오의 친근한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1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에 처음으로 스파오 매장을 열었다. 스파오 제주점은 문을 연 지 3일 만에 매출 3억 원을 넘겼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매출이 30%를 넘어섰다.
박 부회장은 스파오를 2009년 처음 선보였다. 출범 당시 매출은 100억 원에 머물렀는데 2013년 1400억 원까지 뛰었다.
이랜드는 최근 들어 중화권인 홍콩에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달 홍콩의 대형 쇼핑몰인 ‘디파크몰’에 이랜드 브랜드인 ‘후아유’ ‘티니위니’ ‘케이스위스’와 함께 스파오를 입점시켰다.
이 곳은 애초에 유니클로가 입점 예정이었으나 이랜드가 홍콩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 덕분에 유니클로를 제치고 입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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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EXO)'가 모델로 나오는 '스파오' 광고포스터 |
◆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 이길 수 있나
스파오는 ‘SPA 공룡’으로 불리는 유니클로를 넘어서야 중국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중국 70여개 도시에 매장을 311개까지 늘렸다. 유니클로는 2002년 중국에 첫 진출해 실패를 경험한 뒤 중산층을 겨냥해 현지화 전략을 펼쳐 성공했다.
유니클로는 까다로워지는 중국 소비자에 발맞춰 중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일본식 친절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에 나섰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도 중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10월 중국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중국어와 영어가 쓰인 브랜드 아이덴티티(BI)로 교체했다. 에잇세컨즈는 2020년까지 해외매출 10조 원의 아시아 톱3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파오가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 히트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하면 히트텍이 떠오르듯이 스파오하면 떠오르는 히트상품이 있어야 한다”며 “창의적으로 제품개발에 앞장서야만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오는 유니클로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매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원단소재를 구입한 지역에서 바로 제품을 생산하는 ‘직가공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또 제품 대부분을 2주마다 모두 신상품으로 교체한다.
스파오는 중국에서 연매출 5천억 원을 넘긴 캐주얼의류 브랜드 ‘티니위니’ 덕분에 중국영업에서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스파오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상품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