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박 회장은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첫발을 뗐다.
|
|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 회장이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1조5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9일 금호고속 지분을 100% 보유한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IBK펀드)에게 공문을 보내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IBK펀드가 제안한 것과 달리 금호리조트의 지분 48.8%를 제외하고 인수할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금호고속의 몸값으로 책정된 4800억 원 가운데 금호리조트의 지분 48.8%만큼을 제외한 금액이 인수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금호고속 가격은 800억 원 가량 낮아져 3천억~4천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인수금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호고속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 지분을 인수에서 제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리조트의 경영권을 이미 확보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사장으로 파견된 측근인 김성산 사장을 통해 금호고속이 금호리조트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도록 했고, 이 때문에 IBK펀드가 김 사장을 해임하는 등 분란이 빚어졌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우선매수에 나선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다.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지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없다. 업계는 박 회장이 계열사 등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 인수전을 앞두고 있어 자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그런데도 금호고속이 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그동안 "금호고속, 금호산업 등 과거 그룹 계열사들이 금호아시아나로 돌아오는 것이 순리에 맞다"며 "주변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
박 회장은 지난달 금호아시나아그룹 인사를 실시하면서 금호고속 인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기도 했다.
김성산 전 금호고속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게 대표적이다. 김성산 부회장은 금호고속 사장으로 일하면서 금호고속의 매각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로부터 해임돼 법적효력을 다투고 있다.
박 회장이 10년 만에 그룹 부회장직을 다시 만든 것도 그룹 재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금호고속은 현재 국내 고속버스시장에서 점유율 38%를 유지하고 있다. 2위 기업의 점유율은 10%대로 격차가 크다. 금호고속은 2012년 506억 원, 2013년 52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금호고속의 전신은 1946년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광주택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2년 금호고속을 금호산업에서 분리해 IBK펀드에 매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