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이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는 데 분주하다.  

두 회사는 5G 서비스에 맞춰 자율주행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가는 길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소형차, KT는 버스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다른 길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KT가 지방자치단체나 기업(B2B)을 대상으로 한 버스 등 대형 차량 위주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면 SK텔레콤은 SK그룹과 쏘카 등의 협업을 바탕으로 카셰어링(차량공유)용이나 개인차용 자율주행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의 5G 통신기술이 무르익음에 따라 자율주행차 시대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KT는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순환도로 약 2.2km 구간에서 시속 30km로 자율주행버스 주행에 성공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5년 사업전략회 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로 머지않아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주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이번 시범운행 성공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

KT는 자율주행차의 첫 프로젝트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시범 서비스를 준비했던 만큼 셔틀버스 등 큰 차량에 적용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왔고 또 이쪽에서 사업 기회가 생기게 됐다. 

KT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스마트공항을 만들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고 2020년에는 공항에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 아래 차근차근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버스는 소형차보다 자율주행 기술 적용이 상대적으로 쉽다. 버스는 보통 정해진 ‘버스 전용도로’만 반복 주행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KT 관계자는 “개인차용 자율주행 기술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는 만큼 버스를 대상으로 먼저 기술 개발을 해왔다”며 “당장은 인천국제공항 안에 돌아다니는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등 B2B 위주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개인용 차량으로까지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차량공유 사업을 염두에 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7일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공유용 자율주행차량이 알아서 고객을 찾아오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공유용 자율주행차량은 고객을 목적지에 데려다 준 뒤 다음 탑승객을 찾아 이동하고 더 이상 승객이 없으면 스스로 주변 공유 차량 주차장으로 이동해 호출을 기다린다.

SK그룹은 차량공유사업이 미래의 중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 파악하고 2015년부터 국내 차량공유업체 ‘쏘카’를 비롯해 미국의 ‘투로’, 동남아의 ‘그랩’ 등 카셰어링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2017년 7월 국내 통신사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면허를 취득해 일반 도로에서 시험주행을 시연했는데 이때의 최초 면허도 차량공유사업을 염두에 두고 중형차를 대상으로 받았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용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도 가정용 차량이 즐비한 서울 강남,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 등을 선정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버스 등 연구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량 라인업은 다양하지만 보통 경차가 카셰어링용으로 많이 이용되기 때문에 SK텔레콤은 경차나 중형차 위주로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경차는 공간이 좁아 자율주행차용 장비 탑재에 어려움이 있는데 장비 소형화·경량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