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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소재한 국립도서관 파쉬코프하우스에서 13회 톨스토이 문학상 계획 발표 행사가 열렸다. 푸쉬킨대학교 총장 마가리타 루세츠카야(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CIS총괄 김의탁(왼쪽 일곱번째) 전무 등이 참석했다. |
삼성전자가 러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루블화가 폭락하고 실적도 부진해 러시아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친화력을 높이는 등 러시아시장을 지키려고 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톨스토이 재단에 올해도 후원을 지속한다고 9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러시아 국립도서관에서 톨스토이 재단 후원행사를 열었다.
이 재단은 러시아의 주요 문학상인 ‘톨스토이 문학상’을 주관하는 곳으로 삼성전자는 13년째 후원하고 있다.
톨스토이 문학상은 2003년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을 기념해 톨스토이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삼성전자와 톨스토이 재단이 공동제정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톨스토이 문학상에 해외 문학상과 삼성특별상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에 모던 클래식상과 21세기상, 아동청소년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내왔다.
삼성전자는 톨스토이 재단과 함께 러시아 현지의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5월까지 역대 수상자 등을 초청해 문학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 프로그램 ‘진지한 대화’를 열기로 했다. 또 러시아 고전문학 전자책 프로그램 ‘라이브북’도 선보이기로 했다. 톨스토이 박물관에서 고전문학 강좌도 진행하는할 계획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데다 루블화 가치 급락에 따른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은 미국의 한 정보통신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톱 스페이스 엔터프라이즈라는 미국의 IT기업은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일방적 계약 파기를 문제삼아 러시아 법원에 ‘파산 인정’을 요청했다.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 중재법원으로부터 톱 스페이스에 약 800만 유로(약 100억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결 결과와 파산인정 요청에 이의를 제기해 판결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바일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판매량 17%, 매출 22%의 점유율을 보여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러시아 루블화 폭락으로 환리스크가 커지면서 TV 등 전자제품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TV는 삼성전자 CE사업부에서 매출비중이 40%에 이르렀던 만큼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러시아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아이폰6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폐쇄했다. 루블화 폭락으로 가격책정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러시아시장에서 쉽게 철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지에 법인을 두고 생산공장도 보유하고 있어 판매 유통망만 보유한 애플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해외 마케팅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구단과 후원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올해도 톨스토이재단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기로 한 것은 러시아시장의 불투명한 사업 환경에도 관심과 신뢰를 버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지난 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사태 때 러시아사업을 철수하면서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루블화 폭락을 계기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여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 왔다. 지난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스폰서로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러시아의 리서치 회사가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 거주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8.2%를 차지하며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애플은 5위로 순위가 급상승하며 2012년 톱5에 진입했으나 지난해 조사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