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경 이구범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가 ‘무늬만 캐피탈’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신기술금융과 투자금융 등 본업인 여신전문금융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에만 10월까지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1조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윤자경 이구범, 미래에셋캐피탈 신기술금융과 투자금융 궤도 올리다

▲ (왼쪽부터)윤자경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와 이구범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


미래에셋캐피탈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조4천억 원가량에서 올해 9월 기준 3조5천억 원 수준으로 45.8% 불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본업인 여신전문금융업의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필요한 자금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여신전문금융업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를 놓고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며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금융지주사법 등 현행법상 규제를 '편법'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동안 캐피탈사로서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 여신금융업 관련 자산은 2017년 3월 기준 전체 자산 가운데 2.95%에 불과하고 대부분 자산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으로 구성됐었다.

금융지주사법상 특정 금융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장부가액 기준)가 자산의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전환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미래에셋캐피탈과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150%를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 가치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자산의 46% 수준, 자기자본 대비 147% 수준으로 각각 규제 기준을 간신히 넘기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런 논란에서 더욱 거리가 멀어졌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 가치는 올해 9월 기준 자산의 30% 수준, 자기자본 대비 14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6년 11월 할부·리스업을 등록한 뒤 자동차금융과 투자금융(IB)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데 이어 지난해 11월 이구범 윤자경 공동대표이사체제를 꾸리고 신기술금융와 투자금융 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5년 12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수도 2018년 상반기 기준 59명으로 불었다.

수익 구조에서도 여신금융업에 따른 수익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상반기에 순이익 576억 원을 냈다. 여전히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수익이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자익과 수수료수익, 신기술금융수익 등이 골고루 늘어나면서 본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미래에셋캐피탈은 주요 역할을 맡으며 그룹 사업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가 함께 조성한 1조 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 운용을 맡아 9월 승차공유업체인 그랩(Grab)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사실상 영업실적이 거의 없었던 미래에셋캐피탈의 베트남 법인인 미래에셋파이낸스컴퍼니에도 자금을 투자하면서 미래에셋그룹의 해외진출에 발맞추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올해 9월 미래에셋파이낸스컴퍼니에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560억 원가량을 지원하면서 미래에셋파이낸스컴퍼니의 자산규모는 2015년 279억 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148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미래에셋캐피탈관계자는 “기업금융, 신기술투자 등 여전사 본업이 확대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했다”며 “레버리지 비율(자산규모/자기자본)도 300%대로, 업계 평균인 600%보다 낮아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