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오른쪽)과 그랩 앤서니 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6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기업 '그랩'과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기아차는 7일 그랩에 모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1억7500만 달러, 기아차가 7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현대차가 1월에 그랩에 투자한 2500만 달러를 합하면 현대기아차의 총 투자액은 2억7500만 달러가 된다. 현대기아차가 외부 기업에 투자한 액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과 전략적 투자 및 전기차부문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해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랩에 등록한 운전자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년에 싱가포르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2019년 초에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기아차도 전기차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는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유류비를 현저하게 절감할 수 있어 운전자와 승객 모두 이용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프로젝트 기간에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운전자·탑승객 만족도 등을 살펴 전기차 호출 서비스의 확대 가능성과 사업성을 분석하기로 했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서비스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 특화 서비스와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한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동남아시아에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 관련 기업, 배터리 생산기업 등 협력기업들과 전기차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구매시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수요는 2019년 2400여 대 수준에서 2025년 34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경제 시장 또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높은 경제성장률에 기반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서비스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공유경제 진출을 넓히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건수는 약 460만 건이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은 “동남아시아는 전기차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시아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기업”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향후 협력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