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 미국 주요 IT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데이터 서버 투자도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에 더욱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업황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미국업체의 설비투자 둔화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MS와 아마존,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페이스북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서버 투자 증가율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미국 IT업체의 설비투자 둔화가 서버용 D램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더욱 무게가 실려 반도체기업에 부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스마트폰과 PC시장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데 대응해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을 확대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하지만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업황 악화로 내년 2분기까지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반도체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커지자 내년 설비 투자를 줄여 출하량 증가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업황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 축소로 업황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업황에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는 2019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10월 서버용 D램 평균 가격은 9월과 비교해 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PC용 D램은 10% 이상, 모바일 D램은 2~3% 수준의 하락폭을 보였다.
유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폭이 내년 1분기에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당분간 수요 둔화와 공급 증가에 따른 업황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