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미디어사업이 통신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가입자가 급증하던 이통3사의 인터네TV(IPTV)사업도 2~3년 안에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PTV 외에도 유튜브 등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김현용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력한 자체 콘텐츠를 동반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가 20대에서 40대 시청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흐름이 IPTV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에 상당히 제한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3사는 그동안 부족했던 콘텐츠 확보를 통해 IPTV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그룹을 중심으로 국내외 콘텐츠업체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그룹은 미디어 및 콘텐츠업체의 인수합병(M&A)과 투자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올해 초에 만든 조직이다. SK텔레콤의 최근 IPTV 가입자 증가율이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 못 미치면서 콘텐츠 확보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10월30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와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CJE&M 자회사로 출발해 급성장한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콘텐츠기업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달리 LG유플러스는 해외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이미 2017년 구글과 협력해 유아용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IPTV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국내 IPTV 최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도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무제한요금제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며 마케팅을 시작했다.
KT는 가상현실(VR) 콘텐츠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은 9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아메리카 2018’에 참석해 세계 최초로 인터넷TV(IPTV)에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5G 시대의 IPTV 킬러 콘텐츠는 가상현실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KT는 올해 가상현실 테마파크사업을 시작하고 전용펀드를 만들어 매년 콘텐츠 제작에 5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상현실 콘텐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미디어사업 추진 방향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콘텐츠 강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시대가 오면 미디어사업 환경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이 바뀌어도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