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소형트럭 ‘포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터는 지난 1월과 2월 모두 1만5천 대가 넘게 팔렸다. 단일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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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포터 |
판매량 2위인 기아차의 모닝, 3위인 현대차의 그랜저는 각각 1만3천 대에 조금 못 미치게 팔렸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포터는 올해 10만 대 넘게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가 연간 판매량 10만 대를 넘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지난해 모든 차종 가운데 쏘나타만 NF쏘나타, YF쏘나타, LF쏘나타까지 합쳐 10만 대 넘게 판매됐다.
포터는 지난해에도 모두 9만5700여 대가 판매되며 판매량이 10만 대에 근접했다.
포터는 지금도 차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만성적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주문일로부터 차량인도까지 2달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터의 인기가 높은 것은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생계형 차량을 찾는 서민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내부에 포터 판대 추이를 두고 ‘포터 지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포터가 잘 팔리면 그만큼 불경기고 팔리지 않으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의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포터를 찾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이 은퇴 뒤 자영업에 뛰어들고 소형트럭 한 대로 행상이나 배달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6월 일반 화물차를 푸드트럭으로 변경하는 것을 합법화하면서 포터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포터는 다른 차량들과 달리 수동변속기 모델이 자동변속기 모델보다 인기가 높다. 수동변속기 모델이 자동변속기 모델보다 가격도 110만 원 정도 싼 데다 연비도 높기 때문이다.
포터는 앞으로도 당분간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터의 경쟁상대로 꼽히던 한국GM의 라보는 지난해 강화한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단종됐다가 8월부터 재생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라보는 모두 3400여 대 팔려 포터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중고차시장에서도 포터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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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중고차 경매사이트 ‘오토옥션’에서 지난해 포터Ⅱ의 낙찰률은 60%대를 기록했다. 오토옥션의 지난해 평균 낙찰률 56%를 4% 포인트 웃돈다.
오토옥션은 중고차 딜러를 중심으로 수요층이 형성돼 있다. 중고차 딜러들이 차를 사서 개인에게 파는 만큼 팔리지 않을 차는 절대 사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터는 일단 구매하면 사용기간이 길어 중고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며 “그만큼 중고차시장에서 탄탄한 수요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포터II 2015를 출시하면서 포터의 인기를 이어나가려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