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OLED)로 사업구조 전환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당분간 올레드 패널과 LCD 패널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단계적으로 전환 투자를 실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LCD 패널은 여전히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초대형, 8K 고해상도의 차별화 기술을 내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LCD 라인의 올레드 전환 계획을 늦췄다.
업계는 이런 LG디스플레이의 결정을 놓고 올레드시장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올레드로 급격한 전환에 따른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4일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레드시장에 상존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경제상황 변동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레드시장 규모가 아직 LCD시장 규모와 비교해 크지 않고 올레드 투자 부담으로 현금 흐름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만큼 전환 투자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재무지표가 나빠졌지만 LG디스플레이는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2017년 3분기 90%에서 올해 3분기 119%로, 순차입금 비율도 14%에서 33%로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로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적 투자 집행에 따라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비율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대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양산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와 물량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수익성이 높은 60인치 이상 초대형 LCD 패널에 역량을 집중해 왔는데 대형 LCD 패널에서 BOE에 빼앗겼던 시장 점유율 1위도 다시 탈환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면적 기준으로 세계 대형 LCD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21%로 19%의 점유율을 보인 BOE를 앞섰다.
기술 경쟁력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 8K LCD 패널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8K 패널은 대형 크기에 최적화된 해상도로 4K 초고화질(UHD)보다 4배 더 선명해 디스플레이업계의 공급 과잉을 해결하고 이윤을 높여줄 열쇠로 꼽힌다.
BOE는 2019년 하반기에 8K 연구소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8K 기술력이 양산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보급형 중소형 LCD 패널 생산을 지양하고 하이엔드급 초대형, 고해상도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8K급 LCD 패널은 2019년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레드사업은 2019년까지 16조 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에 주도면밀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전환 투자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2019년 올레드사업이 흑자 기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포트폴리오 강화 등 여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대형 올레드는 올해 3분기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중소형 올레드에서도 플렉시블 올레드를 앞세워 2019년 하반기부터 흑자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서 흑자를 낼 것”이라며 “2019년 하반기 애플 올레드 대수는 최소 9천만 대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10% 정도만 납품하더라도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