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투기성 자금을 세금으로 환수하고 서민 주택의 가격 안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경제 전반이 부진에 빠졌다는 지적에는 거시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며 반박했다.
장 실장은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이니까 세금을 모두 높여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지만 투기가 생기는 부분은 세금으로 분명히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기를 파악할 방법을 놓고 “9월부터 전국의 모든 부동산을 누가 소유하고 임대하는지 완벽하게 알아보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개입해도 시장이 결국 이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장 실장은 “국민 삶과 거주를 위한 주택정책은 시장도 이길 수 없다”며 “국민의 실제 거주를 위한 정책은 시장에 맡겨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고가 주택은 정부가 모두 제어할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면서도 “중산층이나 서민이 사는 주택의 가격은 정부가 관여해 안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서울 강남에서 살아야 할 이유는 없고 그 곳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은 만큼 그 곳에서 살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며 “나도 그 곳(강남)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서울 강남권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장 실장은 최근의 경제지표 악화를 놓고 “우리 경제가 망했다거나 위기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거시적으로는 적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경제성장률 상위권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수출액도 최근 5개월 연속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장 실장은 7월 취업자 수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5천 명 증가에 그친 점을 놓고는 “국민에게 정말 죄송하고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며 “(취업자 수 증가율이) 굉장히 많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장 실장은 “전체 생산가능 인구 가운데 일하는 사람이 얼마인지 따지면 지금 상황이 나쁜 것은 분명히 아니다”며 “분모(생산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취업자의 절대 수는 줄어들지만 고용률은 올라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놓고 “이전 정부가 투자 중심의 정책을 펼쳤지만 성장률은 높아지지 않아 가계소득 증가, 비용 감축, 사회안전망 강화 등의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만 놓고 실패했다면 큰 그림을 보지 않은 부당한 평가”라고 말했다.
혁신성장정책에 따른 규제 완화 기조를 놓고 ‘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받는 점을 질문받자 장 실장은 “혁신성장은 이전 정부에서 펼쳤던 성장정책의 연장”이라며 “그렇게 보일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장 실장은 “이전 정부는 하나의 성장축만으로 경제정책을 폈다면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성장축 2개를 만들었다는 구조적 변화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