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이익 976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7%가까이 늘었다.
이는 CJ헬스케어, 우진기전 등 굵직한 인수금융 주관을 마무리하면서 자문수수료가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또 올해 3월 하나금융지주로부터 7천억 원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받아둔 만큼 앞으로 투자금융부문에서 더욱 성장할 발판도 어느 정도 마련해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하나금융투자가 핵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 회장은 "자산운용, 신탁, 투자금융, 미래금융을 비롯해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는 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연임을 둘러싼 감독당국과 갈등이나 채용비리 의혹 등 대내외 폭풍이 지나가고 편안함을 되찾았는데 김 회장은 다가올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위험으로 인식하는 자세를 심어넣고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이 2018년 상반기 기준 2조542억 원에 그치는데 자기자본 3조 원대를 넘기 위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증권회사의 자기자본이 3조 원을 넘게 되면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인가를 받아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다. 투자금융부문에서 사업영역이 넓어지는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KEB하나은행이 금융지주 안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비은행회사들의 힘이 부족해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늘리는 것을 큰 과제로 꼽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빠른 성장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 데다 하나금융지주 실적에서 KEB하나은행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 95%가 넘었을 정도로 ‘쏠림현상’도 지나치게 심하다.
반면 상위 그룹에 속해있는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2018년 상반기 기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각각 32.6%, 32.4%에 이른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18년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8.5% 수준에 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덩치가 큰 계열사로 꼽힐 뿐만 아니라 하나생명보험이나 하나캐피탈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또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탄탄한 실적을 거둔 점도 김 회장이 하나금융투자의 자본 확충에 도움을 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등을 마무리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에 자금을 대줄 여력이 생겼다”며 “하나금융투자가 좋은 실적을 낸 만큼 하나금융지주로서도 지원을 아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하나금융투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자기자본을 늘려 영업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 이익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후 3조 원 이상의 자본확충을 목표로 자산 증가 속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하나금융투자의 자본 확충방안을 순차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