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8-02 16: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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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중국을 아시아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허브’로 삼는다.
LG화학 관계자는 2일 “LG화학이 난징 배터리공장에서 한국이나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시장에 수출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LG화학은 이를 위해 중국 난징에 올해 10월부터 제2배터리공장을 짓기 시작해 2019년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난징 공장의 생산 규모를 대폭 늘려 이를 아시아 전기차 배터리시장 공략의 '중심기지'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한국 오창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지만 중국 난징 공장에서 대규모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 비교해 인건비가 적게 드는 데다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를 조달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20년부터 중국 최대 코발트 정련회사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중국 장수성과 저장성에 설립하는 합작법인으로부터 배터리 주요 원재료인 양극재와 전구체를 직접 얻기로 했다. 난징 배터리공장까지 거리가 가까운 만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원재료를 생산하는 저장성과 장수성, 배터리공장이 있는 난징, 그리고 배터리 수출 기지가 될 상하이가 더해져 ‘배터리 삼각지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수출기지가 모두 근접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LG화학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2020년 이후에는 중국에도 배터리 물량을 공급할 기회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중국 난징 공장이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을 포함해 인도와 한국 등 아시아 전체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수요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서 국내 회사들이 현지에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보조금 제도가 없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LG화학이 중국 자동차회사들을 고객사로 다시 확보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종류를 바꾸는 데 비용 부담이 커 한번 관계를 맺은 배터리회사의 제품을 꾸준히 탑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완성차회사와 논의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2020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확정지은 프로젝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때까지 인도와 한국 등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의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한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탄탄한 고객사를 확보해두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중국 난징 공장을 핵심 생산기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한국에 현대기아차, 인도에 마힌드라&마힌드라라는 거대 고객사와 돈독한 관계를 맺는 등 수요 기반도 갖춰두고 있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에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3월 인도에서 유일하게 전기차를 생산하는 마힌드라&마힌드라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LG화학은 전 세계 상위 배터리회사 가운데 한국과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한 회사로 추정된다.
CATL은 중국에, 삼성SDI는 유럽, 파나소닉은 미국에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반면, LG화학은 아시아에서도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만큼 중국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까지 더해지면 LG화학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사실상 독보적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2023년까지 중국 난징에 짓는 제2배터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32기가와트시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전기차 약 50만 대에 들어갈 물량이다. 기존 난징 공장의 생산물량까지 더하면 최대 35기가와트시까지 늘어난다.
올해 초 기준 LG화학의 충북 오창과 폴란드 공장 생산 규모가 각각 전기차 10만 대에 들어갈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한 곳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 셈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생산비용이나 지리점 이점을 따져볼 때 전기차 배터리회사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LG화학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