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7-23 16: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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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중국 정부와 해외 완성차회사의 ‘밀월 관계’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다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중국 언론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가 해외 자동차회사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시장 규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독일 자동차회사 BMW는 2020년부터 이미 설립해둔 중국 합자회사인 BBA(BMW Brilliance Automobile)의 션양 공장에서 순수전기차 SUV iX3를, 7월 초 또 다른 중국의 자동차회사인 창청자동차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을 생산하기로 했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도 7월 초 중국 현지 완성차회사 장화이자동차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세워뒀다.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해외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피해 우려를 불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 전망과 사업 기회를 놓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베이징 지방정부가 이를 없애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지속하기 위해 (규제 완화 등) 양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허용한 데 이어 BMW의 합자회사 BBA(BMW Brilliance Automobile)의 지분율을 75%까지 올릴 수 있도록 허가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전까지 해외 완성차회사가 합자회사의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해왔다.
LG화학은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을 세워둔 데다 이미 현지에서 배터리 원재료 확보망을 구축해놓은 만큼 중국 전기차시장 확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에 약 2조 원을 들여 제2배터리 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2019년 10월부터 생산이 시작되는데 2023년이면 연간 전기차 약 53만 대(32기가와트시)에 들어갈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공장의 배터리 생산규모를 모두 합치면 2020년 70기가와트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올해 4월 일찌감치 글로벌 최대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세워 배터리 원재료인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전기차 40만 대에 들어갈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해 이를 난징 배터리공장에 조달할 계획을 세워뒀다.
중국 CATL이 폴크스바겐, BMW 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중국 전기차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 배터리 물량 전체를 조달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전기차 500만 대를 생산목표로 잡아두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해마다 전기차 생산대수는 200만 대씩 늘어난다.
중국 배터리 회사의 생산능력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LG화학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배터리회사 CATL의 현재 생산능력은 23기가와트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0년 생산 규모를 50기가와트시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완성차회사를 주요 고객으로 2020년 가동 예정인 독일 공장의 생산규모를 제외하면 CATL의 연간 생산량은 36기가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 올려도 전기차 약 59만 대에 들어갈 수준의 물량에 그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202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폐지되는 만큼 LG화학이 중국 시장에 재진입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데다 생산 규모도 늘릴 계획을 세워둔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