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가 다가온다. 김지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가 흥행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세월호 침몰은 닻이 지면에 걸린 데 따른 것이라고 이 영화는 주장한다. 이는 닻이 과연 우연히 내려진 것이냐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다.
 
[오늘Who] 세월호 다룬 '그날 바다', 감독 김지영의 집요함에 '소름'

▲ 김지영 감독. 


1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날, 바다’는 오후 2시 실시간 예매율 4위로 집계됐다. ‘그날, 바다’와 같은 날 개봉한 영화의 예매율과 비교해 보면 ‘콰이어트 플레이스’, ‘머니백’, ‘달링’, ‘스파키’ 등을 제쳤고 ‘램페이지’를 바짝 뒤쫓고 있다. 

‘그날, 바다’는 13일 네이버 영화종합 일간검색어에서도 1, 2위를 오가며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봉일인 12일에는 상영점유율이 6.1%에 그쳤지만 매출점유율은 9.4%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영화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닻(앵커) 침몰설’을 제시한 뒤 증거를 모아 과학적 입증을 시도한다. 닻 침몰설은 왼쪽 닻이 인근 섬 지면에 걸려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관련한 여러 가설들이 나왔으나 어떤 것도 과학적 접근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어뢰 등에 따른 손상이 원인이라는 폭침설과 잠수함 침몰설 등이 제기됐지만 세월호가 인양된 결과 외형적 손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입증되지 못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SNS를 통해 "처음 김 감독을 본 이라면 집요함에 감탄을 금하지 못할 것" "두 글자로 요약하면 소름" 등의 평을 남겼고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은 "꼭 보러 가겠다"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제작비 9억 원은 시민들의 기부로 이뤄졌고 배우 정우성씨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 영화는 자료에 집중하는 방식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김 감독의 성향을 잘 드러낸다. '미친 김 감독'이란 별명 생길 정도로 증거를 파헤치는 데 골몰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정부가 2014년에 선박 자료를 조작해 침몰 원인을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2014년 10월6일 “세월호 침몰은 조타 미숙 등에 따른 단순 사고”라고 밝혔지만 대법원은 2015년 11월 조타수의 미숙을 인정하지 않고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감독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영화에 해양수산부가 2014년 발표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 주변 선박의 데이터, 생존자 증언, CCTV 영상 등을 제시했다. 

김 감독은 10일 네이버V라이브를 통해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이유는 그렇게 다루지 않으면 인신공양설이나 잠수함 충돌설처럼 과학적 근거가 아예 없거나 음모론으로 취급받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팩트로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보도자료에서 “영화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반론을 제기해달라”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려는 것이 영화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올해 1월 네덜란드 해양연구소에서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모형 항주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 결과는 2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넘겨받아 진상규명을 마무리한다. 

김 감독은 과거사를 들여다보는 데 집중해온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다.  

원래 상업영화를 찍었지만 빚을 지게 되면서 광고회사에 취직했고 민족문제연구소와 인연이 닿았다. 연구소의 제의로 2011년 회사를 그만두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근현대사 100년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영화 ‘백년전쟁’을 연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