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3월에 혁신적 새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박 사장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MWC2018’에서 “3월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요금제의 대대적 개편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무제한요금제보다 나은 것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SK텔레콤은 전했다.
박 사장은 “고객들이 실감할 수 없는 어려운 요금제는 하지 말라고 했다”며 “옷 사이즈처럼 ‘라지’ ‘스몰’로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23일 8만 원대로 속도 제한없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놨다.
박 사장은 이와 관련해 “모든 고객이 8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며 “우리는 고객의 패턴에 따라 영역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제를 개편하면 이익이 준다는 보고가 올라오는데 사람들이 미워하면 회사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돈을 못 벌어도 고객이 싫어하는 행위를 고치는 데 돈을 써야 한다면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밍요금제 개선도 예고했다.
박 사장은 “해외 여행객 20%만 로밍을 쓰는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이 비싼 요금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며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인터넷 프로토콜을 쓰는 등 극복 방안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5G가 상용화되면 안전성이 핵심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 사장은 “5G가 오프라인 세계를 관제할 때 한번 시스템에 실수가 생기면 큰 재해가 발생한다”며 “안전성이 소비자 선택에서 중요한 핵심요소(키 팩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는 양자암호모듈을 탑재한 차량처럼 해킹 우려가 낮은 차를 선택할 것”이라며 “망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6일 약 700억 원으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는 등 5G의 보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부진에 시달리는 자회사 SK플래닛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와 관련해 “폰 말고 고객이 진짜 쇼핑하기 좋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질적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며 “투자자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놓고는 "중간지주사를 통해 관리체계(거버넌스)가 잘 형성되면 자원 사용에 효율적일 것"이라며 "소프트뱅크와 같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회사가 나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