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삼성물산 보유주식을 처분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최소화해 삼성물산 주가에 미치는 충격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에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처분하라고 통보하면서 삼성SDI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며 “만약 처분을 한다면 어떻게 처리할지 6개월의 시간이 있는 만큼 방법을 신중히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이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지분 사들일까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공정위는 삼성그룹에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주식 404만2758주 전량을 처분하라고 26일 통보했다. 주식 처분 유예기간은 8월26일까지다.

삼성SDI가 반년 안에 삼성물산 지분의 2.11%를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처분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가 과거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를 처분할 때처럼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삼성물산 주가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할 수 있는 오버행(대량대기매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피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2016년 삼성물산 주식 5백만 주를 처분할 때 물량의 66%가량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0.7%)과 삼성생명공익재단(1%)이 사들였다. 나머지 물량은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됐다.

하지만 공정위가 대기업 공익재단을 겨냥해 감시 수준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에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복지·문화·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가능성이 낮은 방안”이라고 봤다.

삼성그룹은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처분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물산 지분 17.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84%를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5.47%씩 들고 있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은 31.2%이며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모두 39.08%까지 늘어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