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2-28 15: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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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프라이드는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작전주였을까?
지난해 7월 뉴프라이드의 최대주주에 오른 SRV엔터프라이즈가 신사업으로 내건 합법 대마초사업으로 주가가 최고점에 있을 때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뉴프라이드, 최대주주 지분매각에 의혹 확산
28일 업계에 따르면 뉴프라이드 최대주주인 SRV엔터프라이즈의 지분 매각의 시점을 놓고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 뉴프라이드가 공개한 미국 대마초 재배장.
뉴프라이드는 SRV엔터프라이즈가 12월 11~14일 장내에서 보유주식 358만2814주(9월말 기준 지분율 5.81%)를 전량 장내에서 매각했다고 밝혔다.
SRV엔터프라이즈가 보유주식을 매각했던 12월11~14일은 뉴프라이드 주가가 최고점에 있었던 기간이다.
뉴프라이드 주가는 11월 중순까지 1300원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대마초사업 성과가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12월15일 6310원 종가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뒤 맥없이 추락했다.
주가가 급등해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최대주주가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다.
SRV엔터프라이즈의 뉴프라이드 주식 매입과 매각 과정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SRV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7월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뉴프라이드 최대주주에 올랐다.
SRV엔터프라이즈는 2013년 영국령 키프로스에 설립된 자산투자회사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었다.
뉴프라이드는 타이어 생산과 물류사업을 하는 미국회사였는데 대주주가 바뀐 뒤 경영진이 교체됐고 미국에서 합법인 대마초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의료용 대마초가 29개주에서 합법이다. 최근에는 9개주에서 레저용으로도 허가가 나오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뉴프라이드는 5월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마초 재배를 시작했고 11월29일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프라이드 주가는 11월28일 1295원이었는데 11월29일 상한가를 시작으로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렸다.
거래소가 12월1일 뉴프라이드에 주가급등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뉴프라이드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제2의 대마초판매점 법인의 지분 취득 또는 대마초 재배·생산 라이선스 소유법인의 지분 취득을 검토중”이라며 “캐나다에서 합법 대마초 사업을 하는 법인의 지분 취득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뉴프라이드의 조회공시 답변에 주가 상승세는 계속됐다. 이어 대마초를 이용한 바이오사업 진출 소식도 전해지면서 14일에도 주가가 상한가를 보였다. 14일 SRV엔터프라이즈는 모든 지분의 매각작업을 마쳤다.
그 뒤 SRV엔터프라이즈의 지분 매각설이 흘러나왔고 거래소는 뉴프라이드에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 사실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뉴프라이드는 26일 “최대주주에 문의했으나 미국 현지 휴무일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즉시 혹은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다 27일 장마감 이후 뉴프라이드는 “26일 SRV엔터프라이즈 측에 지분변동과 관련한 공문을 공식 발송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27일 한국의 상임 대리인을 통해 보유주식 현황을 문의한 결과 보유주식이 0%임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 뉴프라이드, ‘검은머리 외국인’의 놀이터 됐나
뉴프라이드는 재미교포인 김은종(에드워드 김) 회장이 1978년 설립한 회사로 2010년 국내증시에 사상 최초로 상장하는 미국회사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5년 김 회장이 보유지분을 매각한 이후 뉴프라이드는 미국계 투자회사로 알려진 골든아이캐피탈이 대주주에 올랐다. 골든아이캐피탈은 중국 면세점, 중국 홈쇼핑, 줄기세포 화장품 수출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김은종(에드워드 김) 뉴프라이드 창업자.
뉴프라이드 주가는 신사업 추진 소식에 급등세를 탔다. 뉴프라이드 주가 급등을 놓고 검찰이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수사에 착수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후 뉴프라이드에는 ‘작전주’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고 주가 급등락과 전환사채 발행이 반복됐다.
SRV엔터프라이즈가 지난해 7월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뉴프라이드는 현재 위기에 놓여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뉴프라이드에 대해 공시불이행 및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거래소는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와 현저한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 답변 이후 15일 이내 최대주주 변경 공시사유가 발생했다”고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의 배경을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뉴프라이드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는 2018년 1월22일 안에 결정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매매거래 정지,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되는 데 경우에 따라 기업이 상장 폐지되는 절차의 첫 단계로 보기도 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프라이드의 최대주주가 진짜 외국계 투자회사였는지 아니면 ‘검은머리 외국인’이었는지도 확실치 않아 보인다”며 “외국 기업에 국내 감시 시스템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인지 검찰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프라이드 주가는 29.70%가 급락한 245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