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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목표주가에 가득 낀 거품 왜 안 빠질까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12-17 00: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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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시행한 지 벌써 석 달이 지났지만 목표주가에 낀 거품은 빠지지 않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기업과 기관투자자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분석을 내놓도록 하려면 외부압력에서 자유로운 환경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목표주가에 가득 낀 거품 왜 안 빠질까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을 보면 11월30일 기준 상장사 303곳의 평균 목표주가 괴리율은 25.34%를 보였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시행 전인 8월 집계된 괴리율이 26.53%였는데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9월부터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도입해 증권사 연구원들이 스스로 산정한 목표주가와 실제로 움직인 주가 사이 괴리율을 그 종목 리포트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목표주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고 ’매수‘ 위주로만 투자의견을 제시해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도‘ 의견을 내는 증권사 리포트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중립적 시선에서 냉정하게 기업을 평가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25년을 근무한 장모(59)씨는 “증권사와 기업, 기관투자자들은 공생관계에 있다“며 ”연구원들 입장에서 기업과 기관투자자한테 밉보일 만한 비관적 의견을 내놓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리포트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며 “투자의견이 매수나 중립이더라도 자세히 읽어보면 부정적 내용 일색인 경우 그 연구원이 사지 말라는 표현을 돌려서 한 것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채권 인수 수수료나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 등 대기업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다. 상장을 맡아 주식을 팔고 기업에게 자본을 만들어주면 그 대가로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얻는 구조다. 그리고 이 주식은 주로 기관투자자에게 팔린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는 기업, 기관투자자들과 관계에서 사실상 ’을‘ 입장에 서게 된다. 게다가 증권사 연구원들은 담담 업종에서 주요기업과 관계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타격이 아주 크다. 기업탐방 등 기업들의 협조 없이는 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투어는 교보증권의 한 연구원이 면세점사업 부진을 근거로 하나투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이 연구원의 탐방을 금지해 갑횡포 논란을 낳았다. 
 
증권사 목표주가에 가득 낀 거품 왜 안 빠질까
▲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코스닥 마감지수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이 때문에 단결력이 모래알 같기로 유명한 증권업계에서 리서치센터장들이 전례없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해 “상장회사를 향한 자유롭고 합리적 비판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여전히 증권사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매도가 아니라 ’중립‘ 의견을 내는 데도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증권사가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기업공개 핵심 수익원인 등을 따낼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의 커리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가 사실상 기관투자자들의 인기투표로 결정된다는 점 역시 주가 괴리율의 핵심원인으로 꼽힌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투표 등을 통해 어느 증권사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지 결정한다. 이들의 평가가 증권사 수익에 직결되다보니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히는 연구원은 연봉이 오를 뿐 아니라 이직 기회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도를 쓰는 순간 기업탐방뿐 아니라 경쟁에서도 밀리게 된다”며 “증권사 연구원에게 성공의 열쇠가 실적예상의 정확성이나 추천종목 수익률이 아니라 기업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점수를 따느냐가 되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목표주가 뻥튀기는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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