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초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이 각종 논란에도 국내에서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만 공급부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말도 나오면서 국내 스마트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폰X 한국 예약판매 신기록, 비싼 가격과 품질 논란도 막지 못 해

▲ SK텔레콤은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SK텔레콤 공식인증대리점과 공식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에서 아이폰X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이 국내 사전예약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이통3사는 17일 국내에서 아이폰X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SK텔레콤은 사전예약을 시작한 후 1차는 3분 만에, 2차는 1분50초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0분 만에 사전예약 수요가 아이폰8보다 2배가량에 이르렀고 KT도 5분 만에 초기 물량 2만 대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체적 물량수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아이폰X이 대기수요로 아이폰8보다는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7은 국내 1차 사전예약 매진까지 1차에 20분, 2차에 1시간 이상 걸렸고 올해 하반기에 나온 아이폰8시리즈는 1차 사전예약 당시 30분 동안 판매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재고모델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이어진 각종 논란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어느 정도 굳건하다는 점을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은 국내에서 유독 높은 출고가로 산정된 데다 최근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폰X은 국내에서 64GB모델의 경우 136만700원, 256GB모델은 155만7600원으로 책정됐다. 환율과 관세를 감안해도 미국(약109만7401원), 일본(약 110만 원)보다 약 20만 원이 더 비싸다.

또 아이폰X은 공개 이후부터 안면인식 기술인 페이스ID가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말이 나왔다. 1차 출시 이후에는 영하 온도에서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 ‘콜드게이트’나 디스플레이 측면에 녹색 세로선이 생기는 ‘그린라인 게이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이폰X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사전예약 분위기만 놓고 보면 이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해외 IT매체 우버기즈모는 “아이폰X 한국 출고가가 미국과 비교할 때 고가임에도 사전 예약에서 완판현상을 보인 것은 놀라운 현상”이라며 “아이폰X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씻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폰X의 한국 공급물량이 부족한 탓에 ‘흥행열기’가 생긴 것이라며 국내 스마트폰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통신3사에 제공된 아이폰X 사전예약 물량은 모두 15만 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8시리즈의 물량이 20만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애플 디자인이나 브랜드 자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워낙 고가인 만큼 정식 출시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