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루이비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엔저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루이비통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
|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은 세계에서 유일한 공항면세점 매장으로 신라면세점에 입점해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온갖 노력을 쏟아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413억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2위는 KT&G로 359억4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상위 3~5위는 랑콤, SK2, 샤넬 순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2011년까지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KT&G(담배)였지만 2012년부터 루이비통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루이비통은 2011년 9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루이비통은 2012년 1027억 원, 지난해 848억2800만 원의 매출을 거뒀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은 떨어졌다.
일본인 매출은 2012년 상반기 80억5천만 원에서 올 상반기 22억9천만 원까지 낮아져 2년 동안 72%나 떨어졌다.
반면 중국인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상반기 93억3천만 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107억4천만 원까지 늘어 2년 동안 15% 증가했다.
루이비통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일본 하네다공항 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등이 모두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의 아르노 회장은 루이비통의 상품 이미지가 추락한다는 이유로 공항면세점에 절대 입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공항은 혼잡스럽고 어수선하다”며 자국 프랑스의 샤를드골공항에도 입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노 회장은 인천공항 면세점의 성장성을 보며 마음을 바꿨다. 아르노 회장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할 뜻을 내비치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적극적으로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사이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아르노 회장이 2000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나기 위해 직접 인천공항으로 마중을 나가는 등 열의를 보였다. 아르노 회장은 당시 신라호텔에 묵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이 이부진 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세계 최초의 루이뷔통 공항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은 신라면세점이 따냈다. 이부진 사장의 끈기와 삼성의 영향력이 아르노 회장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당시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 입점이 확정되자 법원에 계약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둘의 법정공방은 법원이 신라면세점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롯데가 항고를 포기하면서 일단락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