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새 저비용항공사인 플라이양양의 운항면허 신청을 반려해 앞으로 저비용항공사 허가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은 후발주자인데 경쟁자의 등장이 미뤄지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국토부 새 저비용항공사 설립 제동, 후발주자 에어서울 안도  
▲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26일 국토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플라이양양 면허발급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의 시장진입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국내에서 7번째로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 플라이양양이 지난해 말 신청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최근 반려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분야별 전문가들의 검토, 면허자문회의 등 절차를 거쳐 심사했는데 플라이양양에 면허를 발급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사업계획이나 재무여건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새 항공사가 취항하려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은 뒤에도 운항증명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플라이양양이 사업허가 첫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가 플라이양양의 면허발급을 두고 까다로운 심사기조를 보이면서 에어포항과 K에어항공(청주), 에어대구 등도 사업준비에 더욱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3곳 가운데 에어포항은 올해초, K에어항공과 에어대구는 지난해 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면허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 저비용항공사의 심사에서 사업계획, 재무건전성, 안전성 확보 등을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국가에서 면허를 관리하는 사업인 만큼 시장의 경쟁환경도 심사과정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경쟁자의 출현이 지연되면서 현재 운항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특히 사업 초반 시장진입을 위해 힘쓰고 있는 에어서울은 경쟁환경 악화를 피하게 돼 안정적으로 자리잡기에 좀 더 유리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지난해 7월 첫 운항을 시작했는데 후발주자로서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다. 운항을 시작한 뒤 연말까지 국제선 탑승률이 62%를 나타냈는데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다른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모두 80%를 넘은 데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운항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탑승률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며 “동남아시아 노선은 이용객이 많았지만 일본 노선에서 도쿄나 오사카처럼 수요가 많은 노선에 취항하지 않은 점 등 때문에 탑승률이 낮았다”고 말했다.

  국토부 새 저비용항공사 설립 제동, 후발주자 에어서울 안도  
▲ 류광희 에어서울 대표.
에어서울은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와 비교해 넓은 좌석간격 등 서비스의 질이 높다는 장점을 내세워 시장안착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항공기 3대를 운항하고 있는데 올해 2대를 추가하고 내년에도 2대를 추가해 공급석을 늘려가기로 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올해 들어 동남아시아 노선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에 부진했던 일본노선도 이용객이 많이 늘었다”며 “앞으로 ‘가격은 저비용항공사, 서비스는 대형항공사’라는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