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서 신설한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대기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가 사실상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시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새 데이터센터가 대기오염 및 수자원 사용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는데 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1일 논평을 내고 “xAI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및 가동에 환경 평가와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이런 사례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에 ‘콜로서스’로 이름붙은 거대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고 있다. 일부 설비는 이미 가동을 시작했다.
멤피스 지역 당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가동이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반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당 지역은 이미 대기질 평가에서 F 등급을 받을 정도로 산업화에 따른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인데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xAI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임시 전력원으로 메탄가스 터빈 설비를 도입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이는 스모그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배출다.
xAI가 15대의 메탄가스 터빈을 활용하는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35개 가량이 설치돼 대부분이 가동되고 있다는 정황이 파악된 점도 이와 관련한 논란을 키웠다.
블룸버그는 x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수자원 사용량도 막대한 수준인데 지역 당국에서 이와 관련한 공급 안정화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x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현지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xAI가 환경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현지 당국을 통해 이와 관련한 반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환경보호청(EPA)이 지역 주민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거나 직접 대응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 시절에는 환경청에서 이번 사례와 같은 환경 불평등 문제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해체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비롯한 다수의 환경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데 속도를 내 왔다.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대기오염 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적용됐다.
결국 xAI 데이터센터에서 벌어진 대기오염 관련한 논란은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xAI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아 미국 정부에서 예산 감축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업무에 참여해 영향력을 확대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비롯한 일론 머스크의 여러 기업이 그의 영향력을 활용해 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등 특혜를 봤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례를 볼 때 트럼프 정부에서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결국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기업에 특혜로 돌아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앞으로 다른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진행할 때도 xAI 멤피스 데이터센터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