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여름 폭염이 발생한 일본 도쿄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건물의 실외기들이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블룸버그는 일본 기상학자들이 일본 '기상분석센터(WAC)'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AC는 일본에서 발생한 폭염, 폭우, 태풍 등 각종 재난이 기후변화 영향에 얼마나 강해졌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비슷한 단체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을 주축으로 결성된 '세계기상특성(WWA)'이 있다.
세계기상특성은 세계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연구단체로 2014년에 처음 창설된 뒤 그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약 100여 건이 넘는 극한기후 현상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에서 발생한 경상북도 의성군 화재에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WAC 공동창립자 와타나베 마사히로 일본 도쿄대 대기해양연구소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기후 분석을 최대한 빠르게 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중의 관심은 특정 사건이 발생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AC의 분석은 특정 극한기후 현상이 발생하면 최대한 빠르게 관측 정보를 수집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에 입력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 뒤 다른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가상환경을 구성하고 같은 기후 현상을 발생시켜 실제 세계에서 발생한 사건과 비교 분석한다.
세계기상특성이 연구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기후변화가 특정 현상을 얼마나 강하게 만들었는지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마다 유키코 도쿄대 대기해양연구소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일본은 수많은 섬들이 모여 만들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극한기후 현상들의 영향이 세계 다른 나라들과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일본의 상황에 맞는 기후변화 분석 결과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WAC는 민간기업인 '후요 종합리스 주식회사'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향후 일본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강해진다면 일본 정부도 WAC 후원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앤드류 킹 호주 멜버른대 기후과학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현재 영국 기상청, 호주 기상청 등 세계 각국 정부 기관에서 이같은 실험적 프레임워크를 지원하거나 직접 구성하는 사례들이 종종 나오고 있다"며 "기상 예보 서비스가 처음에는 학술적 목적으로 시작된 것처럼 기후변화 예측 분야도 비슷한 변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