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창업공신 기우성 김형기 유헌영 문광영 이근경, 승승장구하거나 떠나거나

▲ 셀트리온 그룹을 명문 제약바이오 기업 집단으로 만든 창업공신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셀트리온 그룹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우성, 김형기, 유헌영, 문광영, 그리고 이근경.

셀트리온그룹을 글로벌 명문 제약바이오 회사로 우뚝 서게 만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을 보좌한 창업공신 5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서 회장을 보필하면서 셀트리온에서 고락을 함께 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것처럼 셀트리온의 성장 속에서 이들의 행보는 각기 달랐고 자리를 내어줘야 했던 창립멤버들도 있었다.

기우성 김형기 유헌영, 현재까지 활동하는 셀트리온의 창립멤버들

2025년 현재 셀트리온그룹 내 창립멤버 중 핵심적으로 경영 일선에 남아 있는 인물은 기우성 각자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 각자대표이사 부회장,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세 명이다. 

기우성 부회장은 셀트리온에서 제조개발사업부를 총괄하며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 부회장은 2030년까지 셀트리온의 매출목표인 12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늘리는데 힘쓰고 있다. 제조 및 개발 부문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기 부회장은 셀트리온에서 글로벌사업본부를 총괄하면서 해외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의 해외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직접 해외 의료진과 네트워킹을 통해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헌영 부회장은 셀트리온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셀트리온홀딩스를 2015년부터 맡아 서정진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셀트리온홀딩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셀트리온 창립멤버의 뿌리와 인연 

앞선 세 명의 부회장들뿐만 아니라 이근경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고문과 문광영 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도 창립멤버로서 셀트리온 설립 초기부터 서정진 회장과 함께 했다.

이들은 거의 다 서 회장이 대우자동차에 몸담고 있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이른바 ‘대우맨’들이었다. 

유헌영 부회장은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서 회장이 1999년 말 창업한 벤처기업 넥솔(셀트리온의 전신)의 1호(사번) 사원이다. 대우자동차 시절 '사수'였던 서정진 회장을 따라 창업에 가장 먼저 동참했다.

기우성 부회장은 넥솔 2호 사원으로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자동차 기획실에서 일했다. 역시 대우자동차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서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서정진 회장은 1999년 대우자동차를 퇴사했는데 2000년 기우성 부회장이 대우자동차 차장으로 진급했을 때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 기 부회장의 동기 30명 가운데 2명만 차장 승진 대상자였음에도 기 부회장이 서정진 회장을 따라 나선 것은 굳은 신뢰 때문이었다.

기 부회장은 "나는 당시 서정진 회장을 믿었다"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리스크를 책임지는 상사와 회피하는 상사가 있는데 서 회장은 위험을 책임지는 사람이었기에 그를 믿고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형기 부회장의 경우 대우자동차 전략기획팀장으로 재직하다가 넥솔바이오텍 전략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서 회장의 사업에 힘을 보탰다.

이근경 전 고문도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자동차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넥솔 창업에 함께 했던 원년 멤버다.

이들은 서 회장의 바이오 사업이 부도 위기에 놓였을 당시 자신들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넣을 정도로 헌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셀트리온의 성장과 조직 변화에 따른 일부 인원의 이탈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창립멤버 가운데 일부는 셀트리온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레 그룹에서 물러나는 길을 선택하거나, 퇴진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셀트리온을 떠난 대표적 공신 가운데 하나는 문광영 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다. 문 전 대표는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목표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서 선임 8개월 만에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물러날 당시 서정진 회장이 경영악화에 대해 채근하면서 책임을 물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바로 셀트리온을 떠나지 않고 2018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로 역할을 수행했다. 

2021년에는 서정진 회장 퇴진과 함께 사내이사에서도 내려온 뒤 2023년까지 기타비상무이사로 역할을 다했다.

또 다른 창립멤버인 이근경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고문 역시 2017년 그룹을 공식적으로 떠났다. 

문 전 대표와 이 전 고문의 이탈은 서정진 회장이 조직을 성장시키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통으로 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창립 이후 어느 시점엔가 외부에서 전문 인재를 영입해 경영 쇄신에 나서는 것은 대기업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과정이다”며 “그 선택이 불가피하지만 서정진 회장과 같은 대기업 오너들에게는 창립멤버를 떠나보내는 것이 깊은 아픔으로 작용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