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미국 '주택 압류' 늘어나, 집값 떨어지고 보험료 올라 재정 부담

▲ 미국에서 기후 재난이 늘어나면서 집값은 떨어지고 보험료는 상승해 주택이 압류되는 사례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2025년 4월 미국 켄터키주 주도 프랭크포트시가 홍수 피해로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토네이도, 산불 등 재난이 늘어나면서 주택이 압류되는 사례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이 커지며 보험료는 상승하는 반면 집값은 떨어져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어려워지는 가구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 리스크 분석기관 퍼스트스트리트 분석을 인용해 “올해 기후 리스크로 약 1만9천 곳의 주택이 압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퍼스트스트리트는 홍수를 비롯한 기후 재난이 빈번해지는 상황과 이를 반영한 집값 하락, 주택보험료 상승 등이 큰 손실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해도 올해 12억 달러(약 1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2035년이면 연간 손실은 54억 달러(약 7조5천억 원), 압류되는 주택 수는 8만4천 곳 안팎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이어졌다.

기후변화가 미국 주택시장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퍼스트스트리트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기후 리스크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한 변수”라고 전했다.

지난해 전 세계 보험사들이 기후 관련 재난으로 손실을 본 금액은 3200억 달러(약 444조2천억 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만 피해 규모는 금전적으로 확산하면 1827억 달러(약 253조6천억 원) 수준이다.

자연히 보험사들이 기후변화 영향에 취약한 지역의 주택보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거나 보험 가입을 아예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택 실거주자의 금전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불능으로 이어져 주택 압류까지 이뤄지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도 기후변화가 가계의 재정 건전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퍼스트스트리트는 “기후변화와 금전적 부담이 겹쳐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디폴트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주택을 구입하려는 매수자가 이제는 이를 충분히 염두에 둬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