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들어 도시정비 수주에서 속도를 내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올해 국내 도시정비 시장은 지난해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부회장이 롯데건설 역대 최고 수준인 4조 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낼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활로 도시정비 수주서 찾아, 박현철 '역대 최대' 4조 수주 재현하나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도시정비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들어 1분기까지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보면 롯데건설은 1조8094억 원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롯데건설은 지난 1월에 3522억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일찌감치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3월 들어서는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 경기 수원시 구운1구역 재건축사업 등 3건을 컨소시엄을 통해 잇달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각 수주건별로 살펴보면 상계5구역은 GS건설과 따냈으며 전체 공사비 7005억 원 가운데 롯데건설이 지분은 4257억 원이다.

현대건설과 따낸 연산5구역은 전체 공사비 규모가 1조4474억 원, 롯데건설 지분이 6800억 원이다. 6650억 원 규모 구운1구역 역시 현대건설과 따냈으며 롯데건설 지분은 3525억 원이다.

박 부회장에게 올해 1분기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에는 도시정비에서 연간 1조9571억 원이 수주 실적을 내며 수주 규모 기준으로 건설사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마수걸이 수주도 5월에서야 성공한 뒤 하반기에 주요 수주를 따냈을 정도로 일감 확보의 속도도 빠르지는 않았다.

올해 상황을 지난해와 견주어 보면 1월부터 수주를 시작해 한 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에 맞먹는 도시정비 일감을 따냈다. 건설사 순위에서도 삼성물산, GS건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세운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치는 최소 2조5천억에서 최대 3조 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추세대로라면 연간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은 당장 4천억 원 규모의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사업자 선정은 한 차례 유찰됐으며 오는 14일까지 2차 입찰이 진행된다.

그밖에 7천억 원 규모의 부산 가야4구역 재개발사업은 3차 입찰이 진행 중이며 4월 중순 중에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하는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가야4구역에서의 최종 시공자 선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활로 도시정비 수주서 찾아, 박현철 '역대 최대' 4조 수주 재현하나

▲ 롯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에서 1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1조8094억 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박 부회장이 롯데건설이 올해 들어 도시정비에 본격적으로 공을 들이는 까닭은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재무적 위험 회피, 사업성 확보 등에서 긍정적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롯데건설은 물론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건설업 불황 속에 도시정비 사업으로 힘을 주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게다가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재무 위기설을 겪어 왔다.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박 부회장이 2024년부터 소방수 역할을 맡아 본격적으로 롯데건설을 이끌게 된 것도 롯데건설의 재무 사정과 무관치 않다.

다만 지난해부터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이 안정을 찾으면서 박 부회장으로서는 다소 숨통이 트인 상태로 보인다. 재무 안정에 성과가 나고 있는 만큼 도시정비 수주에서도 성과를 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롯데건설은 2022년에 창사 이래 역대 최대치인 4조2620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 수주 성과를 냈지만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에는 5173억 원으로 크게 부진했다가 2024년에 1조9571억 원으로 다소 회복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도시정비 시장의 판이 커지는 상황에 따라 롯데건설의 역대 최고 도시정비 수주 기록을 다시 써볼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사업 규모는 11조37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994억 원 보다 3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여의도, 압구정, 성수 등에 대규모 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성수2구역 등 사업지에 관심을 가지고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건설이 1조 원 단위의 대어급 사업지 1곳에서만 수주에 성공해도 연간 수주 실적에서 4조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도 노려볼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성수 일대를 비롯해 주요 사업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사업성 높은 양질의 사업지에서 수주 성과를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