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요동쳤다.

국내 자동차 관련 주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현대와 기아 등 자동차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 끝내 피하지 못한 현대차, 내상 입은 주가 회복 '당분간 난망' 전망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연합뉴스>


3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자유무역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한국에는 25%의 관세가 책정됐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1.27% 하락한 19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8만9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도 새로 썼다.

기아 주가도 1.41% 내린 9만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아 역시 장중 8만8400원을 보여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두 주식은 지난달 26일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3일 종가기준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3월25일 종가보다 각각 15.4%, 9.9%씩 하락했다.

주가 하락 이유는 역시 관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 25%를 적용했다.

지난달 “4월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완성차에 25%의 관세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뒤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3일 발표된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그럼에도 25% 수준의 관세는 큰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연구소(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는 “이번 관세 정책 시행으로 수입 차량 1대당 가격이 평균 6875달러(약 920만 원) 상승할 것”이라며 “고급 브랜드나 전량 수입 차량의 경우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생산비중이 각각 40%와 44% 수준”이라며 “다른 자동차 업체에 비해 생산비중이 낮아 관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관세' 끝내 피하지 못한 현대차, 내상 입은 주가 회복 '당분간 난망' 전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3월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투자 발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관세 대응에 나섰음에도 결국 관세 적용을 피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분야 63억 달러 등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의 투자 약속에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고 그 결과 관세를 부과 받지 않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훌륭한 기업이고 미국 정부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 반응에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반응했다.

현대차 주가는 3월24일 3.90% 급등 뒤 25일에도 3.29% 올랐다. 기아 주가도 24일과 25일 각각 3.13%, 2.13% 상승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 추진에 기대감이 식으며 주가 상승 흐름도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일자리를 빼앗고, 부를 빼앗고, 많은 것들을 빼앗는 나라들에 비용을 물리겠다”며 “미국 밖에서 만드는 자동차에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에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3월26일부터 3일까지 7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 동안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현대차 주식 2170억 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해당 기간 국내 종목 가운데 순매도 규모 2위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혀끝에 국내 시가총액 5위와 8위인 두 기업 주가가 급등세와 급락세가 번갈아 나타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주가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단 의견을 내놓았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국내 자동차 업종의 주가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다”며 “국내 자동차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이슈에 내내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