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CCC "기후위기는 안보만큼 중요, EU 재무장에 기후대응 미루지 말아야"

▲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UNFCCC) 사무총장(사진)은 최근 유럽연합이 재무장 문제 때문에 기후대응을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대응 협력을 주관하는 국제기관이 유럽연합(EU)이 재무장 문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이 독일에서 열린 '2025 유럽 콘퍼런스'에서 "기후위기는 유럽의 모든 정부들이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할 시급한 위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럽연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위협에 대응해 재무장을 진행하기 위해 다른 예산들을 삭감하는 등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스티엘 총장은 "기후변화로 세계의 많은 지역들이 점점 더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하고 있다"며 "향후 수백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이주해야 할 수도 있는데 유럽은 특히 난민 유입에 취약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점을 들어 유럽연합이 미국을 대신해 글로벌 기후대응에서 주도권을 쥘 기회라고 지적했다. 파리협정은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들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협의한 조약을 말한다.

스티엘 총장은 "한 정부가 글로벌 기후 리더십에서 물러나면 다른 정부가 그 자리를 대신해 에너지 전환에 따른 막대한 혜택을 차지할 수 있는 공백이 생긴다"며 "잘 구성된 탈탄소화 계획은 부를 끌어들이는 자석의 역할을 해 막대한 자본투자 유입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이번 유럽 콘퍼런스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에는 전체 총생산(GDP)의 약 1%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다. 기후변화가 방치된다면 21세기 말에는 감소폭이 2.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티엘 총장은 "기후피해는 유럽 바깥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경제적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야심찬 신규 기후대응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