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틱톡 인수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틱톡 모바일앱 홍보용 이미지.
오라클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틱톡 인수를 시도했으나 무산되었는데 이번에 이를 다시 추진하며 일론 머스크와 손을 잡거나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오라클이 틱톡을 인수할 수 있다”며 “거래를 성사시킬 권리는 내게 있다”고 말했다.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온 데 대답한 것이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좋은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틱톡 인수를 추진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오라클이 이를 인수하는 시나리오에도 무게를 실었다.
오라클은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에도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틱톡 미국사업 인수 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최종 협상이 결렬되며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틱톡이 미국에서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며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바이든 정부는 틱톡이 미국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에 전송한다는 혐의를 들어 운영 중단이나 매각을 강제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75일의 유예기간을 부여한 만큼 당분간 매각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일론 머스크에 미국 사업권 매각을 제안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래리 엘리슨을 향해 직접 틱톡 인수와 관련한 지지 의사를 전하며 오라클도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게 됐다.
오라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프트뱅크 및 오픈AI와 손잡고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3조 원) 이상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의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 정책에 초반부터 강력한 힘을 실어준 셈이다.
따라서 오라클이 앞으로 틱톡 인수전에 일론 머스크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도 떠오른다.
다만 래리 엘리슨과 일론 머스크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이 함께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일론 머스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오라클이 참여하는 형태로 인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머스크는 중국 정부의 매각 승인을 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