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바이든 정부가 삼성전자와 TSMC의 미세공정 반도체 고객사 검증과 관련한 새 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기업이 첨단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확보하는 일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전자와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중국 화웨이가 최근 다른 기업을 통해 TSMC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확보한 것과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파운드리 고객사 검증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블룸버그는 15일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미국이 삼성전자와 TSMC를 겨냥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공급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가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를 선정할 때 검증을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현재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기업이 TSMC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체에 첨단 공정 반도체 제조를 맡길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가 다른 기업을 통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 정황이 잇따라 파악되면서 바이든 정부가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새 규제가 이르면 현지시각으로 15일 발표될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제한과 더불어 제재 강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는 이미 전 세계 국가를 등급별로 구분해 18개 주요 동맹국 이외에는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유롭게 사들일 수 없도록 하는 규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이 우회적으로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는 일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세공정 기술 수준이 높은 업체를 대상으로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새로 발표될 규제에 따르면 14나노 또는 16나노 이하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를 중국 또는 우려 대상 국가에 공급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해당 조치는 중국의 미세공정 반도체 수급 차단이 목적인 만큼 파운드리 업체들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 성능 지표에 해당하는 트랜지스터 수나 신뢰할 만한 기업에서 반도체 패키징을 담당했는지 여부도 미국 정부의 판단 기준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이미 새 규제 조치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TSMC 등에 이러한 내용을 미리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