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17일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직접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갈무리>
서 회장이 가진 자신감의 원천은 다름 아닌 '경험'이다.
셀트리온은 창업 초기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부터 시작해 자체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생산 경험까지 20년이라는 경험을 쌓았다. 서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 회장은 17일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법인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셀트리온그룹을 통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시작한다고 직접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자본금 100억 원을 전액 출자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했다.
셀트리온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의 후발주자지만 그동안 쌓은 역량을 앞세운다면 해당 분야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서 회장은 자신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론자 다음으로 큰 의약품 위탁생산 회사였다”며 “사업에 진출한 것도 바이오벤처나 세계에서 규모가 큰 암병원들이 먼저 요청을 해서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서 회장이 회사를 창립했던 2002년 당시 첫 사업은 의약품 위탁생산이었다.
첫 단추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당시 벡스젠의 에이즈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시설 건설에 들어간 상황에서 벡스젠이 임상 시험에서 실패하면서 셀트리온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공장을 준공한 뒤 3개월 만에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서 수주를 받아 본격적으로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을 시작했다.
바이오의약품에서 가능성을 찾은 서 회장은 이후 2013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완전한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회장의 자신감 밑바탕에는 20년 넘게 이어온 회사의 역사가 있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부터 임상, 세계 각 정부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는 일, 상업 생산 등 모든 과정에서 쌓은 경험이 새 영역에 도전하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서 회장은 보고 있다.
서 회장은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이나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은 자기 제품을 개발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해보지 않은 곳은 하지 못한다”며 “셀트리온이 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기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와 다른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 셀트리온(사진)이 17일 100% 자회사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했다.
최근 기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들이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자칫 공급이 넘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 회장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 진출은 더욱 의미있는 행보로 여겨진다.
국내 최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78만4천 리터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CAPA)를 확보하게 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8공장까지 생산공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세계 1위 제약기업인 론자도 11월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바이오접합체 제조시설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서 회장은 이를 놓고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은 자칫 잘못하면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의약품 위탁생산은 그럴 수 있지만 위탁개발부터 임상시험수탁, 위탁생산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의 실적 목표도 세워뒀다.
서 회장은 임상시험수탁 사업과 의약품 위탁개발, 의약품 위탁생산 등을 통해 2031년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에서 매출 3조 원을 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2025년부터 임상시험수탁 사업과 의약품 위탁개발 사업을 시작하고 2025년 상반기 안에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위해 생산시설 건설에 들어간다.
서 회장은 “임상시험수탁 사업과 의약품 위탁개발 사업은 서비스 사업으로 2025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2027년이면 매출 1천억 원 정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에상한다”며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도 2029년 5천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31년 매출 2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