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타낸 그래프. 에쓰오일이 950만 톤으로 가장 높다. <기후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석유화학 기업과 정유사들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국제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 5대 석유화학 및 정유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분석한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잃은 약속’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5개 기업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에쓰오일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기후솔루션은 1위를 차지한 SK이노베이션도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한참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820만 톤으로 한국 전체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석유화학산업 배출량이 5200만 톤, 정유산업 배출량이 1620만 톤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2023년 기준 에쓰오일은 약 950만 톤으로 가장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고 GS칼텍스와 LG화학이 각각 850만 톤, 800만 톤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후솔루션은 석유화학 및 정유사들이 높은 배출량에도 불구하고 제출된 구체적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SK이노베이션은 탄소배출권 확보와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전반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행 및 대응 전략이 국제 기준과 비교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2위를 기록한 LG화학도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 관리와 ISCC인증서 등 확보 전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어도 전과정평가(LCA)와 공급망 전반과 관련된 구체적 관리 전략이 부족했다.
롯데케미칼과 GS칼텍스는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에너지 전환 투자와 스코프 3 관리 전략이 미흡했다. 에쓰오일은 감축 계획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며 스코프 3 산정과 전과정평가 전략도 부재했다.
기후솔루션은 현재 배출권 거래제도를 운영하는 한국 정부가 기업들에 무상할당량 비율을 높게 책정한 것도 감축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케미칼은 모두 무상할당량이 실제 배출량을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무상할당 비율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진선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의 감축 전략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