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메리츠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는 등 초대형 종합투자금융(IB)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채무가 계속 늘어나는 점은 부담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캐피탈 인수해 덩치 키우기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NICE신용평가는 17일 “메리츠종금증권이 메리츠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점은 긍적적 요인”이라며 “다만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자회사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6일 이사회를 열어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주식교환 방식으로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주식교환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이 1대 2.5232069이고 교환가격은 메리츠종금증권(액면가 1천 원)이 주당 3510원, 메리츠캐피탈(액면가 5천 원)은 8857원이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8161억 원에서 2조2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자기자본 기준으로 하나금융투자를 제치고 업계 7위로 올라선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 4월에 종합금융(종금)라이센스가 사라지는 데 대비해 3조 원대 종합투자금융(IB)사업자를 목표로 자본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종금라이센스를 활용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업계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금라이센스는 예금 이외 모든 금융 관련 업무를 취급할 수 있는 사업권을 말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라이센스가 사라지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 종금라이센스를 보유했던 금융회사 가운데 종금라이센스가 만료된 뒤에도 꾸준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곳은 없었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은 이에 대비해 종합투자금융사업자를 목표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리츠캐피탈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관련 채무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캐피탈이 그동안 메리츠종금증권과 손잡고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채권 성격이 메리츠종금증권의 대출채권과 비슷하다“며 ”앞으로 여신 포트폴리오 집중에 따른 리스크관리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우발채무규모는 9월 말 기준으로 5조1181억 원인데 이 가운데 90% 이상이 부동산 관련 채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발채무란 미래에 일정한 조건이 발생할 경우에 채무가 되는 특수한 성질의 채무를 말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메리츠종금증권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미분양담보대출확약 비중이 늘어나면서 장부상 우발채무도 증가한 것”이라며 “미분양담보대출이 다른 대출보다 더 안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상황에서 우발채무를 놓고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란 건물을 준공한 뒤 미분양물량이 생길 경우에 금융회사가 이를 담보로 건설회사에 자금을 대출해주겠다는 확약을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