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김보현 체제 윤곽, 중흥 출신 손원균·안병관 중용으로 통합 본격화

▲ 대우건설이 김보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중흥건설과 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보현 대표이사 체제의 대우건설이 윤곽을 드러냈다.

대우건설 인사에서 중흥그룹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계열사로 편입한 지 3년이 경과하면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한층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주요 건설사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임원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이사 교체를 앞둔 대우건설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12월 이사회를 통해 현재 총괄부사장인 김보현 대표이사 내정자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대표이사 교체를 예고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1일에는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대우건설의 미등기 임원의 수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5명에서 69명으로 18.8% 감소했다. 신규 승진 임원 13명을 고려하면 기존 임원의 34%가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임원 수의 감소는 조직을 축소하는 개편과 맞물린 조정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이번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을 기존 7본부 3단 4실 83팀에서 5본부 4단 5실 79팀으로 개편했다.

반면 핵심 보직의 인사는 크게 흔들지 않았다. 

특히 본부장급 인사에서는 8명 가운데 상무급 2명을 제외하고는 유임됐다.

새로 개편된 재무전략본부에 본부장으로 손원균 전무가 유임된 점은 눈길을 끈다.

손 전무는 기존에는 전략기획본부장이었으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전략기획본부와 재무관리본부가 재무전략본부로 통합되면서 직함이 바뀌었다.

기업들이 사내 의사 결정과정에서 검증 강화 혹은 견제를 위해 통상적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전략과 재무를 통합한 조직의 책임자를 맡게 된 만큼 형식은 유임이나 권한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대우건설은 재무전략본부의 통합을 놓고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김보현 체제 윤곽, 중흥 출신 손원균·안병관 중용으로 통합 본격화

▲ 대우건설이 중흥그룹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다. 


손 전무는 회계법인에서 20년 동안 경력을 쌓은 뒤 2019년 중흥그룹에 합류해 헤럴드 감사를 맡았다. 2020년 4월 헤럴드 부사장에 취임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와 한솥밥을 먹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도 실사팀에서 활동하며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았던 김보현 내정자와 긴밀하게 손발을 맞췄다.

안병관 조달본부장이 상무B에서 상무A로 승진하며 유임된 것 역시 이번 대우건설 인사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안 본부장은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개인회사였던 청원산업개발과 정원주 회장 자녀 정정길·정서윤 남매가 지분을 보유한 새솔건설에서 대표를 맡는 등 오너일가의 신뢰를 받는 인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핵심계열사인 중흥건설에서 사내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안 본부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1월 인사에선 상무B 직급임에도 이례적으로 조달본부장을 맡았다. 지난해 인사에서 본부장에는 안 본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전무 직급자가 임명됐다.

조승일 플랜트사업본부장 전무, 전용수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전무 등 다른 본부장을 비롯해 한승 해외사업단장 전무 등은 대우건설 출신 임원들로 파악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때부터 3년 동안 대우건설 주요 보직에 중흥그룹 출신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 왔다”며 “김보현 대표 취임을 계기로 특별히 기존 임원진 배치를 크게 흔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