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CEO가 중국 주요 정재계 관계자와 만나 현지 기업과 협력 강화, 투자 확대 등 약속을 제시했다.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최근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에 생산 설비 구축을 늘리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전략을 다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23일 양지 차이나모바일 회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 중국 주요 정재계 관계자를 만났다.
팀 쿡은 현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등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상하이를 찾은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중국 출장이다.
그는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이끄는 양지 회장과 디지털 콘텐츠, 5G통신 기반 제품 등 분야에서 애플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차이나모바일은 향후 5G 서비스를 이어 확장현실(XR) 콘텐츠와 같은 분야까지 협업 기반을 확대해 애플과 ‘윈-윈’을 이뤄낼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에 전했다.
진좡룽 부장은 중국에 우수한 사업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의 디지털 산업 발전에 주목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널리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팀 쿡은 애플이 중국에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이라며 주요 산업 공급망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과 동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애플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이폰과 같은 주요 제품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 핵심 제조 거점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애플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 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변수를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하며 실적에 점차 타격이 커졌고 중국도 내수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며 애플의 경제 기여도를 놓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팀 쿡이 이러한 점을 고려해 결국 애플의 탈중국 전략을 선회하고 다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등 기기의 인공지능(AI) 관련 기능을 출시하기 위해 정부 협조를 받아야만 한다는 점도 협력 관계를 늘려야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아이폰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지 못하면 화웨이와 샤오미 등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각자 속도를 내는 중국 기업들에 밀려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팀 쿡과 중국 정부 관계자의 대화에서 애플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