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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와 바이오로 뷰티 다져가는 에이피알, ‘널디’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10-22 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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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와 바이오로 뷰티 다져가는 에이피알, ‘널디’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
▲ 에이피알의 패션브랜드 널디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롯데몰웨스크레이크하노’ 널디 매장. <에이피알>
[비즈니스포스트] 에이피알이 헬스케어 및 바이오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며 뷰티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해나가는 가운데 의류패션사업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옅어져가고 있다.

패션브랜드 ‘널디’를 중심으로 한 에이피알의 의류패션사업은 뷰티사업과는 달리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에이피알이 앞으로 자원을 배분할 때 의류패션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유통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헬스케어·바이오사업 등을 통해 뷰티부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의류패션사업이 회사의 미래 구상에서 가장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러한 업계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널디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널디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매출은 '뷰티'와 '기타'로 나뉘는데 기타에 패션 브랜드인 널디와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가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포토그레이 매출은 크지 않아 사실상 기타부문의 매출을 널디 매출로 볼 수 있다.

에이피알은 올해 상반기 기타부문에서 매출 324억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32.5% 줄었다.

널디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7% 수준이다. 널디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3.0%에서 2023년 17.8%, 2024년 상반기 10.7%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널디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외형이 늘었다. 2017년 출범 첫 해 매출 58억 원을 낸 이후 2018년 130억 원, 2019년 367억 원, 2020년 551억 원, 2021년 843억 원, 2022년 914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에이피알이 2023년 4분기부터 기업설명(IR) 자료를 통해 패션부문의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포토그레이와 통합해 기타 매출로 표기하기 시작한 것은 널디의 매출이 줄어드고 있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도 여겨졌다.

널디의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점은 최근 이 회사의 행보에서도 엿보인다.

널디는 최근 신상품인 2024 가을·겨울(FW) 시즌 제품을 절반수준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통상 50% 이상의 할인율은 이월상품에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현재 널디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다양한 패션기업들이 신상품에 대해서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할인 폭이 다소 크다고 보여질 수 있으나 이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널디의 실적부진과 관련해 스타 마케팅을 통한 광고효과가 효력을 다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널디는 2017년 가수 아이유 등 다수의 아이돌들이 착용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 방송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협찬하고 브랜드 모델로 가수 태연을 발탁하는 등 스타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현재 널디는 태연과의 계약이 종료된 상태며 광고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있다.

신진 브랜드의 경우 초반 인지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 방법 가운데 하나는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 등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내 의류패션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것도 널디에 타격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헬스케어와 바이오로 뷰티 다져가는 에이피알, ‘널디’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
▲ 에이피알이 PDRN과 PN 생산을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간다. 사진은 해당 물질을 생산할 예정인 에이피알 평택 제3캠퍼스. <에이피알>

최근 무신사스탠다드 등 다양한 SPA 브랜드들이 크게 성장하며 널디가 가격 및 품질부분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갖추기가 어려워졌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합리적 소비성향이 부각되며 이를 공략한 브랜드들이 곳곳에서 출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에이피알이 뷰티기업의 정체성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놓고 향후 널디가 에이피알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에이피알은 헬스케어·바이오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는 뷰티부문에서 ‘안티에이징’ 분야를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에이피알은 7월 경기도 평택에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3캠퍼스’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 항노화 기능으로 주목받는 조직 재생물질인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와 폴리뉴클리오티드(PN)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에이피알은 PDRN과 PN을 이용한 화장품 사업을 넘어 무릎 관절에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생산 등 헬스케어 및 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에이피알은 피부노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자 하는데 이와 관련한 주사제 파마리서치 리쥬란은 의료기기로 분류된다”며 “결국 경쟁력 있는 피부노화 방지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기 위해서는 헬스케어, 의료기기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에이피알이 뷰티부문 경쟁력 강화와 함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의류패션사업에 대한 지원이 소홀해질 가능성도 있다.

에이피알의 IR자료를 살펴봐도 이러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2023년 4분기 IR자료에서 화장품, 미용기기 등 뷰티사업과 관련한 설명이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패션사업부문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널디는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널디는 베트남 현지 패션 유통업체 ‘마이손리테일매니지먼트인터내셔날(MRMI)’과 제휴를 맺은 상태다. MRMI의 주도 아래 현재 호찌민 2곳, 하노이 2곳 등 모두 4개의 널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중산층이 큰 폭으로 확대되며 구매력이 상승함에 따라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널디의 해외사업의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다.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많은 국내 패션기업들의 해외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널디의 24FW 트랙세트가 자사몰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9월에는 면세점 매출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주요 품목인 패딩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뷰티부문의 외형성장이 단기간에 크게 이뤄지며 의류패션부문이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돼 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회사 내부적으로 널디의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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