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된 현대차와 손잡은 KT, 김영섭  ‘스마트모빌리티’ 선점 기회 노린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KT 최대주주가 된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스마트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KT >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스마트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도심항공교통(UAM)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외에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이 KT의 법적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김영섭 KT 대표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와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KT 지분을 각각 4.86%, 3.21%씩 모두 8.07%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익성 심사도 통과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2022년 9월 지분 맞교환을 진행한 뒤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 ‘K-UAM 원팀’ 컨소시엄을 꾸리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해왔다.

KT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과 함께 올해 3월 전남 고흥 UAM 실증단지에서 1단계 실증에 성공했으며, 2025년 하반기 상용화를 위한 추가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가 기체 개발과 운항을 맡고, KT는 관제 시스템을 담당한다.

KT와 현대자동차는 실증 단계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UAM 기체 ‘오파브’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2028년부터는 현대차그룹의 기체 ‘S-A2’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회전날개 항공기의 안전장치 제어 시스템·방법' '도심항공기 소음 저감 시스템·방법' 등 UAM 관련 국내 특허를 취득하는 등 UAM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KT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UAM 파트너”라고 말했다.

김영섭 대표는 KT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스마트모빌리티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스마트 공간 △에너지 △사물인터넷(IoT)를 5대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데, 스마트모빌리티에서 현대차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최대주주’된 현대차와 손잡은 KT, 김영섭  ‘스마트모빌리티’ 선점 기회 노린다

▲ KT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KT >

특히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KT의 통신 기술과 현대차의 차량 제어 시스템이 모두 필요하다.

그동안 자율주행은 차량에 설치된 자체 장비와 인공지능(AI)에 의해 구현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신 기반의 인터넷과 교통 전용 클라우드를 활용해 더 안정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5G보다 최대 50배 빠른 6G가 반드시 필요한데, KT는 5기의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어 6G 구축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준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장은 “5G까지는 지상과 위성통신이 따로 존재했으나 6G 시대에는 지상과 위성의 수직통합 입체통신 기술이 본격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도 KT와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또 지니뮤직, 티빙, 밀리의 서재 등 KT의 미디어 역량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에서 강점으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는 전략 신사업(5대 성장사업)의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모빌리티와 인공지능컨택센터와 같은 수익성 높은 사업의 확대가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