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현대차 손잡고 로보택시 ‘퍼즐’ 맞추나, 테슬라 GM에 우위 다진다

▲ 웨이모의 6세대 로보택시 차량 홍보용 이미지. 중국 지리자동차 자회사인 지커가 제조해 웨이모에 공급한다. <웨이모>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계열사 웨이모가 자율주행 차량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현대자동차와 협력하면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 ‘로보택시’의 사업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모는 GM 크루즈나 테슬라처럼 차량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중국 지커와 같은 기업에서 사들였는데 전기차 제조 기술력이 뛰어난 현대차를 파트너로 확보하면 이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 

20일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구글 웨이모가 현대차 아이오닉5를 로보택시용 차량으로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두 회사는 로이터에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라고 전했지만 이런 관측을 부인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현대차가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신사업으로 최근 발표해 웨이모와 협업 가능성이 부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은 8월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차량을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모도 안정적 차량 공급업체를 찾을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와 협업할 여지가 크다. 

웨이모는 그동안 재규어와 크라이슬러 등에 로보택시용 차량 외주 제작을 맡겼다. 그 뒤 최신 6세대 차량부터는 중국 지커를 통해 생산하다 보니 미국의 대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이라는 변수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산 지커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할 때 높아진 관세를 적용받으면 웨이모의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7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의 4배인 100% 관세율을 시행한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웨이모 로보택시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 인상을 비롯해 지정학적 긴장에 휩싸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웨이모로서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을 10월부터 가동해서 아이오닉5 생산을 앞둔 현대차를 대안으로 삼으면 관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웨이모 현대차 손잡고 로보택시 ‘퍼즐’ 맞추나, 테슬라 GM에 우위 다진다

▲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HMGMA) 관계자가 19일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갈무리. <현대차그룹>

웨이모가 현대차와 협업하면 테슬라나 GM과 비교해 로보택시 사업 경쟁력에서 부족했던 부분도 메울 수 있다. 

웨이모는 차량 제조사가 아니라서 안정적 차량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마지막 퍼즐’로 남았는데 이를 맞춰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애플이 10여년 동안 공들였던 애플카를 올해 초 포기한 이유도 안정적 차량생산 측면에서 문제 해결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10월10일 ‘로보택시 데이’에서 상세한 차량 사양과 사업화 계획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M 아래 크루즈도 작년 10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인명사고를 낸 뒤 한동안 중단했던 무인차량 운행을 재개하며 사업화에 다시 시동을 건다. 

경쟁사 추격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로보택시 차량 공급처 확보는 웨이모에 경쟁 우위를 지키는 중요한 방책이 될 수 있다. 

현재 웨이모는 테슬라 및 GM 크루즈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선점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주당 10만 회 이상 유료 운행을 달성한 성과가 사업 경쟁력을 보여준다. 모기업 알파벳으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6473억 원) 추가 투자도 유치했다. 

웨이모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부터 교외에 위치한 공항과 도심을 오가는 고속도로 시험 주행을 시작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경로가 상대적으로 일정한 공항 차량 서비스 노선은 로보택시 운영사에 안정적 수익원으로 꼽혀 왔는데 이를 선점하는 모양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웨이모를 “미국 로보택시 분야의 왕”이라고까지 칭했다. 

결국 웨이모가 현대차와 같은 외부 기업과 안정적 협력 기반을 구축해 차량 공급망을 마련한다면 차세대 로보택시 시장 선점 경쟁에서 앞서나갈 공산이 높아진다.

현대차도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에 안정적 고객 기반을 확보하면 차세대 모빌리티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와 웨이모 모두 이득인 윈-윈(Win-Win)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웨이모와 현대차 협력 가능성엔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현대차가 자회사 모셔널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에 직접적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로보택시용 차량 생산이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로보택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얼마나 현실화할지가 두 기업 사이 협업 여부 및 강도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2035년까지 최대 4천억 달러(약 531조786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