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표회담에서 논의될 채 상병 특검법안에 관해 “민주당은 제3자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며 법안을 발의하라고 하지만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중립성이 보장되는 제3자에 대해서는 미리 이야기를 하고 (대표회담으로) 넘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법원장이 임명된 뒤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만한 판결이나 행보를 한 적이 없는 만큼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특검이라면 중립성과 공정성은 국민들께서는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안에 관한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늘리자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솔직히 채상병 특검법 해결 의지조차 없다면 실권이 전혀 없다고 평가되는 한 대표와의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한 대표 측이 두 대표의 회담내용을 TV토론 형식으로 전부 공개하자고 제안하자 이 대표 측에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의제협상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재명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2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실무적으로 회담에서의 어떤 성격과 내용, 의제 조율이 안 되면 파기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여야 관계를 보면 끝없는 무산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23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대표 회담 자체에 대해 외형적으로만 (찬성)하고 실질적으로는 시비를 거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협상이 정체된 가운데 코로나19에 걸린 이 대표의 건강 회복과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양당이 8월29일과 30일 연찬회·워크숍 일정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 대표회담은 일주일 이상 연기될 가능성도 나온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말에는 (대표회담 실무협상에) 큰 진전 없을 것 같고 다음 주 초 실무 회동이 재개될 걸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이 회담 전반에 걸쳐 의견조율에 실패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표회담이 민생 정책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실질적 성과 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2일 MBC뉴스하이킥에서 “의제와 형식 조율에 난관이 있지만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하려 25일에 만나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며 “28일 전에 회담이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정기국회 시작되면 대표회담의 이유가 사라진다”고 바라봤다.
특히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은 이번 대표회담이 공회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 소장은 “만약 한 대표가 의원 10명을 설득해 (제3차 특검법안) 찬성표를 던지자고 하면 국민의힘이랑 대통령실은 완전히 전쟁이 되고 윤핵관들은 당대표에서 물러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