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콘솔 시장에서도 중국 게임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게임 산업에서 '차이나 파워'가 갈수록 강해지는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퀠른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서 국내 게임 기업들이 콘솔 신작 게임들을 잇달아 공개했다. 향후 이들 토종 콘솔 게임들이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호응을 얻어 중국을 능가하는 저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콘솔 게임도 중국 급부상, 게임스컴에 출격한 한국 토종 게임들 활약 주목

▲ 중국 개발사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한 액션 콘솔 게임 '검은신화:오공'이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중국 게임이 콘솔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사이언스>


25일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통계 사이트 스팀DB에 따르면 ‘스팀 위시리스트’ 순위권에서 국산 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스팀 위시리스트는 구매 의사가 있는 게임이 출시되거나 할인 행사가 있을 때 소비자가 찜한 횟수를 통계화한 것으로, 게임의 흥행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반면 중국 개발사에서 제작했거나, 중국 기업이 인수한 해외 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은 20위권 안에 무려 7개가 포함됐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게임은 총 4개다. 텐센트의 탈출(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인 ‘아레나브레이크아웃:인피니트’와 1인칭 슈팅 게임(FPS) ‘델타포스:호크옵스’, 넷이즈의 하이퍼 FPS ‘마블라이벌즈’, 시선게임즈의 로봇 액션 게임 ‘메카브레이크’ 등이다.

나머지 3개는 중국 스네일게임즈 산하의 미국 스튜디오와일드카드가 개발한 생존 액션 게임 '아크2', 텐센트 산하 노르웨이 '펀컴'의 생존 슈팅 게임 '듄:어웨이크닝'과 뉴질랜드 '그라인딩기어게임즈'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패스오브엑자일2'다.

지난 20일에는 중국 최초의 ‘AAA급’ 콘솔 게임인 액션 RPG ‘검은신화:오공’이 출시돼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AAA급 게임이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을 뜻한다. 이 게임은 2018년부터 약 6년 간 개발이 진행됐고, 투입된 비용만 약 4억 위안(약 75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한 검은신화:오공은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241만 5천 명을 기록하며, 역대 스팀 출시 게임 가운데 크래프톤의 배틀로얄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325만 7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게임사이언스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검은신화:오공의 판매량이 1천만 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840만 장이 판매되었을 때 매출이 약 5306억 원으로 조사됐으므로, 현재 매출은 약 6317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한국 게임도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콘솔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을 보여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네오위즈의 스팀펑크 액션 게임 ‘P의거짓’, 시프트업의 오픈 월드 액션 게임‘스텔라블레이드’는 국산 AAA급 게임으로서 콘솔 게임의 흥행 기준점인 100만장 판매를 넘었다.

넥슨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데이브더다이버’는 국내 콘솔 게임 가운데 최고 기록이라 할 수 있는 300만 장의 판매량을 올렸고, 슈팅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도 12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내며 국산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콘솔 게임도 중국 급부상, 게임스컴에 출격한 한국 토종 게임들 활약 주목

▲ 게임스컴 2024 어워드에서 수상 후보에 오른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넥슨의 '퍼스트버서커: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이 게임스컴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콘솔 게임의 향방을 보여줄 새 작품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이 현장 부스를 운영하며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이들이 선보인 게임 중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장르와 플랫폼 별 최고 기대작을 뽑는 ‘게임스컴 어워드 2024’ 후보에 출품된 3개 작품이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RPG ‘붉은사막’은 ‘모스트 에픽’과 ‘베스트 비주얼’ 두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이 부문은 강렬한 게임 플레이와 화려한 그래픽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한다. 심사위원과 게임 이용자들은 플랫폼 적합성과 플레이 만족도를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발한다.


넥슨의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최고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후보에 포함됐다. 크래프톤의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모스트 엔터테인먼트’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이야기 전개와 게임 경험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23일(현지시각) 발표된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이들 토종 콘솔 게임들은 아쉽게도 수상작에 선정되진 못했다.

하지만 게임스컴 행사장 내 부스 현장 반응과 스팀 위시리스트 추이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 게임은 흥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가 마련한 현장 부스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긴 줄이 생길 정도였다"며 “크래프톤 인조이는 게임스컴에 공개된 작품 가운데 스팀 위시리스트가 가장 빠르게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