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과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을 조작했다는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게 됐다. 장 부회장 혐의가 인정될 경우, 위믹스가 재상장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향후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아버지' 장현국 결국 재판행, 갈 길 먼 위메이드의 '장현국 지우기'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이 위믹스와 관련해 재판을 받게 됐다. 


6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장 부회장과 위메이드 법인을 지난 5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를 시작한지 1년여 만에 장 부회장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지난 2022년 1월 ‘위믹스 코인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허위로 공시한 뒤,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3천억 원 어치 위믹스를 현금화했다. 

이 과정에서 장 부회장은 위메이드 주가 차익과 위믹스 코인시세 하락방지 등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장 부회장은 2022년부터 월급을 위믹스 매수에 쓸 정도로 자사 가상화폐 신뢰 회복을 시도해왔지만, 검찰은 장 부회장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봤다. 기소 이후 재판이 통상적으로 수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장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해온 만큼, 향후 사법 리스크가 블록체인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록체인 사업은 위메이드의 핵심사업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가 게임 매출과 위믹스 시세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위믹스를 활용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장 부회장에 이어 올해 3월 대표 자리에 다시 오른 창업주 박관호 대표도 취임 직후 위믹스 생태계와 블록체인 사업의 성장을 기업의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반기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며, '위믹스 플레이'와 '위믹스 페이'를 하반기 개편해 새롭게 선보인다. 

위믹스 시세 급락이 게임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검찰이 장 부회장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일 위믹스 시세는 한 때 24시간 전과 비교해 20% 급락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는 하락분을 일부 회복해 1천 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장기적으로 흥행하려면 가상화폐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위메이드의 대표작 '나이트 크로우'는 위믹스 생태계에 속한 게임인데, 위믹스와 연동된 크로우 토큰은 출시 초기 5달러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1달러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위믹스가 또다시 상장 폐지되는 건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장 부회장 리스크로 위믹스가 다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은 없는지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거래 지원을 위한 상장 가이드라인이 생기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분기에 한 번씩 부실 가상자산을 걸러내야 한다.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닥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주요 임원의 중대한 경제 범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가상자산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현재 위믹스가 재상장된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관련 내부규정이 마련된 상태다.

위믹스 코인의 가장 큰 매력은 게임머니를 위믹스로 바꾼 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위믹스가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가 막힐 경우, 게임 자체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위믹스 아버지' 장현국 결국 재판행, 갈 길 먼 위메이드의 '장현국 지우기'

▲ 장 부회장이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사업을 주도해온 만큼,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위메이드의 위믹스 블록체인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


앞서 위메이드가 장 부회장과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위메이드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위메이드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2014년부터 10년 동안 위메이드 대표이사를 맡아왔으나, 올해 3월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교체였던 만큼, 일각에서는 검찰이 장 부회장을 수사하고 있던 점을 들어 위메이드 사법 리스크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장 부회장은 지난 7월17일과 18일,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해 이같은 의혹을 더 키웠다. 

경영에 복귀한 창업주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세간에서 예측하는 사법 리스크 같은 부분은 억측”이라며 부정했다. 하지만 장 부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위메이드의 장 부회장 지우기 작업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