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1년 가까이 수주를 단 한건도 하지 못해 속앓이를 했는데 4분기에 접어들면서 신규수주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보다 수주실적이 월등히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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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데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럼(BP)이 발주한 해양플랜트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규모가 모두 1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대형공사로 그동안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난감했던 삼성중공업에 가뭄에 단비와 같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25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글로벌 조선업계 불황에 따라 선박과 해양플랜트 모두 발주가 줄어들어 목표를 달성하는데 애를 먹었다.
급기야 5월에 주채권은행에 자구계획안을 내면서 목표를 53억 달러로 줄였다. 그런데도 8월까지 단 한건의 프로젝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한두건씩 형식적이나마 수주를 이어온 것과 대비돼 삼성중공업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하지만 4분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삼성중공업은 9월 말에 유럽 선사인 가스로그와 42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11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마수걸이 수주계약을 체결한지 2주 만에 또 낭보를 전했다. 12일 노르웨이 선사인 비켄으로부터 유조선 4척을 2400억 원에 수주했다.
박대영 사장도 수주달성에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19일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서 “올해 수주목표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았고 더 이상 하향조정할 의향이 없다”며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에 대한 본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할 수 있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데에는 삼성중공업이 단독으로 협상하고 있는 수 건의 프로젝트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최종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중공업이 확보할 금액은 약 25억 달러로 추정된다.
또 인도회사 게일이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9척 정도의 LNG선박을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단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최소 8억 달러에서 최대 12억 달러에 이르는 수주금액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한다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최대 52억9천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수주실적을 올리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목표로 세운 53억 달러에 근접할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을 훨씬 앞지르게 되는 것이다.
9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조선과 해양플랜트에서 각각 17억3천만 달러, 9억8천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