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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LG화학 외국인 떠난 자리 채우는 개미, '유럽발 악재' 인고의 시간 온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06-17 16: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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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2차전지 대형주인 삼성SDI와 LG화학를 향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고 있는데 2차전지주 전반에 걸친 투자심리가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인고의 시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LG화학 외국인 떠난 자리 채우는 개미, '유럽발 악재' 인고의 시간 온다
▲ 올해 들어 외국인이 삼성SDI를 대거 팔아치우는 사이 개인이 이를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날(17일은 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까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LG화학(1조65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1조3124억 원)가 그 뒤를 따랐다.

이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국내증시에서 개인은 삼성SDI와 LG화학을 각각 1조2139억 원과 1조14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네이버에 이어 이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3위에 올랐다.

기간을 최근 한 달로 좁혀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도 3위와 4위 종목은 각각 삼성SDI(3552억 원)와 LG화학(3402억 원)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국내증시 순매수 3위와 4위 종목도 각각 삼성SDI(4445억 원), LG화학(3459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자금이 빠지면서 두 종목의 주가도 크게 내렸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19%가량 빠졌고 LG화학도 약 29% 하락했다.

2차전지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두 종목에 특히 부정적 소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등 돌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헝가리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해 현지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민주연합당 전 국회의원인 올리비오 코시크-케이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 계정에서 “괴드시에 신설하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은 환경보호 법규 위반으로 가동될 수 없음에도 정부 지원으로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신용등급 하락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 투자를 우려하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저점 매수 기대감에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다고 볼 수 있는데 주가 반등까지 기다림의 시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LG화학 외국인 떠난 자리 채우는 개미, '유럽발 악재' 인고의 시간 온다
▲ 유럽에서 전기차에 반발하는 우파성향 정당들이 약진하면서 국내 2차전지 투심도 당분간 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유럽의회 의사당.

미국에서 전기차 반대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이어 유럽에서도 2차전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할 만한 소식이 최근 전해졌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14일 공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우파성향 정당들이 약진했다. 이들은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면서 내연 자동차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의석 수 4위를 차지한 유럽보수와개혁당(ECR) 당헌은 “내연차야말로 유럽의 창의성과 천재성에 대한 증거”라며 “중국 전기차에 대항하기 위한 유럽의 유일한 대안은 내연차를 키우는 것 뿐이다”고 적고 있다.

유럽 우파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국 우월주의적 사고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옛 유럽 영광에 향수를 지닌 것인데 유럽이 자동차를 처음 만든 지역인 만큼 전기차보다 내연차에 더 우호적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해 기준 유럽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의 2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52.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미(12.8%)의 약 2배에 이른 거대한 시장이다.

유럽에서 전치가 보조금이 줄어 판매가 감소하면 국내 2차전지주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삼성SDI 배터리의 글로벌 사용량은 32.9% 증가했는데 유럽에서 판매가 한 몫 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삼성SDI와 LG화학 모두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삼성SDI와 LG화학 주가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자동차 배터리인 P5 제품의 확대 지속 및 P6의 비중 확대 본격화로 2분기에도 단단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2025년부턴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가동 본격화로 미국 정부로부터의 보조금이 큰 폭 반영됨에 따라 10% 이상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실적은 회복 국면일 것”이라며 “양극재 이익률이 5~7%로 개선되며 석화제품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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