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파운드리 2026년까지 '포화', 애플 아이폰 가격 인상 이끄나

▲ 대만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수요 강세에 힘입어 위탁생산 단가를 크게 높일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연구개발센터.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와 애플, AMD와 퀄컴 등 주요 고객사가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생산 물량을 2026년까지 사실상 모두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TSMC가 생산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를 높이기 더욱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11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앞으로 약 2년에 걸쳐 수요 대비 부족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3나노 물량 확보를 위한 주요 반도체 설계기업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26년에 예정된 위탁생산 라인까지 선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와 애플, AMD와 퀄컴이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출시를 목표로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고 전했다.

TSMC는 올해 하반기부터 N3P와 N3E 등 3나노 파운드리 파생 공정을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 각각 모바일용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 위탁생산에 주로 쓰이는 기술이다.

N3X와 N3A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특화한 새 공정 도입도 예정되어 있어 3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기반이 자율주행 및 자동차 제조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일보는 인텔이 CPU 일부 제품을 TSMC 3나노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2026년까지 장기간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TSMC는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에 강력한 수요를 고려해 공격적으로 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생산 능력은 지난해의 약 3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고됐다.

기존에 5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하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3나노로 전환하는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고객사들의 3나노 반도체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셈이다.

경제일보는 TSMC가 파운드리 단가 인상에 그동안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진단하면서도 이제는 가격을 높이기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짚었다.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고객사들이 단기간에 대안을 찾기 어려운 만큼 TSMC의 가격 협상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미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 인상을 예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이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자연히 애플 등 다른 고객사도 TSMC의 파운드리 단가 인상을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일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최근 2나노 파운드리 생산설비 및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 반도체 공장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대부분의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대만에서 최근 전기요금이 크게 인상된 점도 TSMC가 비용 증가분을 고객사들에 일부 전가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과 고객사들의 수요를 고려한다면 TSMC의 첨단 파운드리 단가 인상폭이 시장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일보는 당분간 애플이 TSMC 3나노 미세공정에 최대 고객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6 시리즈용 프로세서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TSMC가 파운드리 가격을 인상한다면 애플을 비롯한 고객사들은 제품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원가 인상분을 소비자들에 일부 부담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